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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데이비드 게일의 삶>
2003-03-07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더 월>, <버디> 등에서 사회성 있는 소재를 독창적인 영상에 담아왔던 앨런 파커 감독이 신작 <데이비드 게일의 삶>으로 21일부터 한국관객들을 만난다. <데이비드…>는 극장문을 나선 관객들에게 풍부한 토론 꺼리를 제공해주는 류의 영화. 앨런 파커가 이 영화를 통해 던져주는 화두는 사형제에 대한 반대와 찬성에 관한 논쟁이다.

사회성이 있는 영화라고 해서 시종 지루하게 심각하기만 하지만은 않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스릴러의 형태를 띠고 있어 관객들은 결말을 추리해 보는 것만으로도 상영시간 내내 심심하지 않게 영화에 빠질 수 있을 듯 하다. <유주얼 서스펙트>, <아메리칸 뷰티>의 케빈 스페이시의 열연이나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을 보는 것도 이들의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

강간 살인범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데이비드 게일(케빈 스페이시)은 6년간의 수감후 이제 사형 집행일을 나흘 남겨놓고 있다. 피는 데이비드의 친구이자 사형제도 폐지운동 단체인 데스워치(Death Watch)의 동료인 콘스탄스(로라 리니). 그녀는 데이비드의 집에서 팔에 수갑이 채워지고 얼굴엔 비닐을 쓴 채 알몸으로 숨져 발견됐다.

더 엽기적인 것은 그녀의 뱃속에서 수갑의 열쇠가 발견되고 몸에서는 데이비드의 정액이 검출됐다는 것.

얼마전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적도 있으며 알코올 문제도 있는 데이비드는 경찰에 의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상황이 너무 불리한데도 자신의 무죄를 끊임없이 주장하는 데이비드. 미 미국 전역에 '유명인사'가 된 그를 믿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열정적인 취재와 특종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한 유명 주간지의 빗시 블룸(케이트 윈슬렛) 기자도 이들 중 하나.

사형집행을 얼마 안 남겨 놓고 데이비드는 자신에게 몰려드는 인터뷰 요청 중 빗시의 것만 승락하기로 한다. 인터뷰가 허락된 시간은 사흘간 하루 세 시간씩. 녹음기는 사용할 수 없으며 가족 자녀들 이야기는 금기사항이다.

데이비드의 유죄를 강하게 믿고있던 빗시는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그가 살인 누명을 쓰고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시간은 채 3일도 안 남아 있다. 빗시는 그를 사형대에서 구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동안 사건의 본질에 점점 접근해 가는데…

영화에서 감독은 살인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을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배심원들의 오심 가능성과 사형제 이후에도 오히려 증가하는 강력범죄율 등이 그가 주장하는 논리.

현재 한국은 사형제도가 남아있는 전세계 84개국 중 하나며 97년말 이후 사형 집행은 한 건도 없었지만 아직도 52명의 사형수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