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관객들을 찾는 <더 링(The Ring)>은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동명 일본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이다. 지난 10월 중순 미국 개봉한 후 5주만에 흥행수입 1억달러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어 할리우드의 동양영화 리메이크작 중 가장 큰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디오 테이프로 생각이 ‘전사’되며 비디오를 본 후 1주일만에 죽는 등 기본적인 설정이나 TV 밖으로 기어나오는 귀신과 사건 해결 후에 나타나는 반전까지 공포의 코드는 일본판과 크게 다르지 않는 편. 다소 복잡한 결말을 인물의 대사로 설명하는 장면 등에서는 관객들에 대한 배려가 지나친 할리우드의 단점도 드러난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각각 다른 장소에서 4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사건의 취재를 맡은 레이첼(나오미 왓츠)은 이들이 1주일전 ‘쉘터 산장’에서 함께 의문의 비디오 테이프를 봤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산장에 온 그녀는 마침내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하고 이를 감상하기 시작한다. 테이프 속에 들어있는 장면은 시골 목장을 배경으로 하는 한 가족의 기괴한 모습과 우물속에서 기어나오는 여자.
화면을 보고 소름끼치는 공포에 휩싸이는 레이첼. 비디오를 다 보고 난 후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수화기 속의 여자는 “당신은 1주일 후에 죽는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는다. 전남편 노아(마틴 헨더슨)에게 레이첼은 비디오를 보여주지만 그는 믿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아들 에이단(데이비드 도프만)도 비디오를 보고 만다. 이제 자신 뿐 아니라 아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비디오 속의 장면을 찾아 나서는 레이첼. 사건의 핵심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지만 어느새 예정된 1주일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더 링>이 주는 공포는 주로 끊임 없이 튀어나오는 반전에 있다. 할리우드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내용일 수 있지만 한국판, 일본판과 일본판의 속편인 <링-라센> 등 세차례 한국에서 상영된 영화이니 한국 관객들에게는 다소 식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같은 원작이 할리우드에서는 어떻게 표현됐나를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흥미로울 수도 있다.
데이비드 런치 감독의 <머홀랜드 드라이브>로 얼굴이 알려진 나오미 왓츠가 레이첼을 맡아 극단적 공포상황에 빠진 여주인공을 연기하며 <마우스 헌트>와 <멕시칸>등을 연출했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5분.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