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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핀란드 정서·풍경에 매력 흩뿌려
2002-11-22

마르쿠 펠톨라는 핀란드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네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전세계 영화제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국에선 <텐 미니츠 트럼펫>에서 만날 수 있었던 그가, 카우리스마키의 신작 <과거가 없는 남자>의 주연배우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강도들에게 맞아 기억을 잃은 뒤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며 삶을 되찾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다. 무표정한 얼굴, 무심하게 허를 찌르는 대사,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동작… 펠톨라의 ‘연기같지 않은 연기’는 말도 정서도 풍경도 낯선 핀란드 영화의 매력에 흠씬 젖게한다. 그는 <과거가…>가 “휴머니티에 관한 영화”라고 말했다. “이런 휴머니즘은 지금과 같은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다. 어찌 보면 더 정치적인 시각이다.” 영화에 나타나는 보헤미안풍의 정서에 대해 그는 “미국화로 획일화 되는 유럽 사회에 이런 영화들이 뭔가 질문을 던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웬만한 국제영화제엔 잘 나타나지 않는 괴짜로 소문난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촬영현장에선 어떨까. “나를 포함해 핀란드인들은 부끄럼이 많다. 특히 아키는 작품으로만 말하고 싶어할 뿐 자기 작품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걸 싫어한다. 반면 자신이 원하는 건 명쾌하게 말해 일하기엔 정말 편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한국에 대해선 전쟁 등 어두운 이미지만 갖고 있었는데 부산에 오니 정말 밝고 열정이 넘친다. 한국에 관한 책을 찾아보려 했는데 핀란드엔 좀체 없더라”고 ‘쑥스러워’했다. 25년 간 기타리스트, 연극배우로 활동해온 그는 동료들과 소극장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글·사진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