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 6일째를 맞으며 비교적 순조로운 진행을 계속하고 있다.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의 반응은 여느 때 못지 않게 뜨거운 편이다. 특히 지난 16-17일 주말 영화제가 열리는 남포동 극장가는 영화인과 영화를 보러 나온 영화팬들에 의해 '뚜껑 없는 만원 지하철'을 연상시킬 정도로 붐비는 모습이었다.영화제 시작 보름 전에 예매를 시작했던 개막작 <해안선>과 폐막작 <인형들(Dolls)>이 각각 2분4초와 5분6초만에 매진되는 등 개막전부터 높았던 영화팬들의 관심은 주말을 지나면서 열기가 한층 고조된 느낌이다.◇영화팬들의 뜨거운 열기 =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 현재 57개국 226편의 영화 가운데 62편의 영화가 완전매진되며 평균 좌석 점유율은 68.3%의 평균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영화제측은 폐막까지 전체관람객은 작년의 12만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한국영화 인기, 화제작 부상 = 모두 12편의 개봉ㆍ미개봉 영화가 초청된 한국영화 파노라마 중 완전매진된 작품은 <욕망>, <취화선>, <오아시스>, <로드무비> 등 7편. 이 부문의 좌석점유율도 18일 오후 10시까지 71.3%로 지난해 최종 점유율인 58%를 이미 넘어섰다.
영화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작은 카트린느 드뉘브, 이자벨 위페르, 임마누엘 베아르 등 8명의 스타 여배우들이 출연하는 프랑수와 오종 감독의 (사진)이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식물인간이 된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는 두남자 이야기 <그녀에게>, 한국계 독일인 배우 김일영이 주연한 영화 <미카엘과 진희> 등.쓰카모토 신야의 은 충격적인 영상으로 영화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장혁, 조인성이 출연한 프루트 챈 감독의 <화장실, 어디예요?>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충무로가 기대하는 배우 박해일과 감독 박찬옥의 영화 <질투는 나의 힘>도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개돼 호평을 받고 있다. ◇부산을 찾은 사람들 = 영화제 전반기에 부산을 찾은 게스트 중에 빅스타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영화제측은 그보다는 세계 3대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방문이라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세 명이 한 영화제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산국제영화제의 높아진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하지만 부산을 찾을 예정이었던 홍콩배우 토니 륭이나 <첨밀밀>의 천커신 감독 등의 일정이 취소되고 <나의 이름은 불리바>의 호르헤 알리 트리아나나 <불확실성의 원리>의 배우 리카르도 트레파등의 방한 계획도 줄줄이 뒤집히는 등 게스트들의 불참 소식은 영화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운영상의 미숙 아쉬움= 영화제 3일째인 16일 오후 영화 <몬락 트랜지스터>의 마지막 15분 분량의 필름이 거꾸로 돌아가는 영사사고가 발생 끝내 환불소동을 빚었고 영화 은 30여 분 늦게 상영이 시작되기도 했다. 영화 <나의 이름은 불리바>, <복수는 나의 것>, <불확실성의 원리> 등의 관객과의 대화가 게스트 불참 등의 이유로 취소됐다.부산 남포동 중심가에 위치한 PIFF광장은 지나치게 많은 상업성 홍보부스로 빈축을 샀다. 홍보부스에서 나눠주는 홍보물은 남포동 거리를 쓰레기로 넘치게 했고 동시에 좁은 거리를 차지하며 사람들의 통행마저 힘들게 하는 등 영화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PIFF 광장은 무질서와 쓰레기, 각종 잡상인들로 넘쳐났으며 영화제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몇 편의 영화들은 다수가 동원된 코스튬 플레이로 거리를 더욱 붐비게 하기도 했다.영화제의 진행을 돕는 자원봉사자에 대해 칭찬과 함께 불만도 잇따랐다. 영화제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이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글보다는 이들의 불친절을 꼬집는 글이 많았다. 실제로 극장 주변 곳곳에는 이를 두고 자원봉사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었다.행사가 제시간에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 개막식은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게 시작됐고 핸드프린팅 행사나 감독과의 대화 등도 제시간에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