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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에 ‘수능 특수’ 쟁탈전 치열
2002-10-22

설, 추석, 연말연시, 여름방학 등으로 대표되던 극장가의 대목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이른바 ‘대입 수학능력시험 특수’가 바로 그것.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11월 6일은 수요일. 그러나 영화 배급사들은 시험을 마친 수험생과 휴일을 맞은 중-고생들을 겨냥해 앞다투어 새 영화의 간판을 내걸 예정이다.

관능미 만점의 여교생을 향한 남자 중학생들의 성적 상상을 그리는 코미디영화

<몽정기>, 총각 무술사범 세 명의 육아일기를 담은 <유아독존>, <양들의 침묵>의 전편 격인 <레드 드래곤>이 이날부터 관객몰이에 나서기로 했고 이종원-김윤진 주연의 멜로영화 <밀애>도 11월 8일로 잡아놓은 개봉일을 이틀 앞당기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배급사들이 수능시험일 개봉을 결정한 배경에는 지난해 <달마야 놀자>의 사례가 크게 작용했다. 조직폭력배와 산사 승려들의 대결과 우정을 그린 <달마야 놀자>는 당시 유일하게 수요일인 11월 7일에 개봉해 고교생 관객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경쟁작들을 누르고 기선을 잡았다.

‘수능 특수’의 콘셉트에 딱 맞아떨어지는 <몽정기>는 시험 당일 수험표를 지참하는 관객들에게 입장료를 할인해주고 기념품을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영화배급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토요일에 개봉하던 충무로의 전통이 지난해 여름 시즌부터 금요일로 바뀌자 주중의 공휴일에 개봉해 주말까지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 개봉일을 목요일로 앞당기는 극장이 더욱 늘어나는 동시에 이번처럼 이른바 ‘수시 개봉’하는 사례도 빈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