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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극장가 흥행전쟁 개막
2002-09-12

책과 영화를 벗삼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은 극장가가 흥행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추석 한 주 전인 오는 13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모두 세 편.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진 <가문의 영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연애소설>이 흥행 전쟁의 첫번째 타자로 나선다. 가장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는 장선우 감독의 블록버스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100억에 가까운 제작비와 14개월에 걸친 촬영 기간 등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니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우묵배미의 사랑>, <화엄경>, <거짓말>의 장선우 감독의 신작이다. ‘성냥팔이 소녀 구출 게임’에 우연히 접속한 자장면 배달부가 게임 속 여주인공인 성냥팔이 소녀와 사랑에 빠져 그녀를 가두고 있는 시스템과 대결한다는 것이 내용이다. 모 핸드폰업체의 TV광고로 알려진 임은경과 영화 <세친구>의 김현성, 김진표, 진싱 등이 출연한다. <가문의 영광>은 이미 우리 영화의 오래된 소재가 돼버린 조폭코미디물.돈은 있지만 학력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갑부집안의 삼 형제가 막내 동생 진경(김정은)과 엘리트 집안의 대서(정준호)를 결혼시키려고 벌이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김정은, 정준호, 유동근 등 화려한 캐스팅이 조폭 코미디의 식상함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을지가 흥행의 포인트. 한편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 주연의 <연애소설>은 자극적이지 않고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표명한 멜로물.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고민하며 우정과 사랑을키워가는 한 남자와 두 여자 사이의 첫사랑을 다룬 영화로 영화 후반의 반전이 압권이다.

이밖에 이날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는 <로드 투 퍼디션>과 <레인 오브 화이어>. <아메리칸 뷰티>의 셈 맨더스 감독의 새 영화 <로드 투 퍼디션>은 톰 행크스, 폴 뉴먼, 주드 로 등 연기력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무게 있게 느껴진다. 갱이지만 자식에게는 떳떳하고 싶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또 <레인 오브 화이어>는 의 롭 바우만 감독이 연출한 SF영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런던을 배경으로 지능 높은 익룡에 맞서 싸우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영화는 <둘 하나 섹스>와, <버추얼 웨폰> <작별>등 모두 세 편. <둘 하나 섹스>는 등급 보류를 두 번이나 받은 후 헌법 재판소에서 등급보류위헌 판정을 받아 이번에 개봉하게 되는 등 화제를 낳았던 작품이다. 섹스에 집착하다가 총탄을 맞고 숨지는 남녀의 이야기. 충격적인 정사장면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관념적 주제와 실험성이 강한 스토리 전개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다. 수치, 모원웨이, 자오웨이 등 출연배우들이 영화 홍보차내한했던 <버추얼 웨폰>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세자매의 이야기를 골격으로 하는 액션영화. 한국 배우 송승헌도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백두대간이 선보이는 스페인 영화 <작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남겨진 추억에 관한 영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홀로 남겨진 두 자매의 인생행로를 보여준다. 여주인공 역의 잉그리드 루비오의 연기가 눈부시다.

이밖에도 지난 7~8일 서울지역 박스오피스 집계에서 선전한 <보스상륙작전>과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 이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도 가을 극장가 흥행전쟁에서 한치 양보 없는 싸움을 준비 중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