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orama> 실버체어EMI코리아 발매
이제 얼터너티브의 유물은 사라졌는가. 실버체어 역시 90년대 초 ‘너바나 혁명’의 자장 속에서 활동했던 호주 출신의 3인조 밴드. 현재까지 활동중인 여타 얼터너티브 시대 밴드들처럼 이들 또한 4번째 앨범을 통해 기존의 그런지 사운드를 완전히 벗어난 듯 보인다. 단순한 비트에 대중적이며 화려한 멜로디를 얹은 이 앨범은 얼핏 빌보드 모던록 차트용으로 들리지만, 포크록 향기가 물씬한 <World upon your Shoulders>나 현악 멜로디가 감성을 자극하는 <Tuna in the Brine> 등은 혁신이라 할 만한 곡들이다.
<길은정 노래詩集>도레미미디어 발매
불굴의 의지로 암과 맞서 싸워 이겨낸 가수 길은정이 자신의 노래와 시낭송을 두장의 음반에 담았다. ‘소중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음반에는 자신의 대표곡인 <소중한 사람>을 비롯한 18곡의 노래와 15편의 시낭송이 들어 있다. 자크 프레베르, 브라우닝, 김초혜, 구자형 등의 시를 낭송하는 목소리에는 아직도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의 짙은 그림자가 묻어난다. 음반과 함께 있는 160쪽짜리 책자에는 낭송한 시뿐 아니라, 길은정의 추억 속 사진, 일기, 에세이, 시 등이 담겨 있다.
<VOIXCO> 보이스코자이브레코드 코리아 발매
초아, 하진, 항아, 비야 등으로 구성된 4인조 여성그룹의 데뷔 앨범. 다른 여성그룹 못지않게 외모에 강조점을 두고 있지만, 강한 스타일의 힙합, R&B곡들이 인상적이다. 네 구성원의 음색 조화도 개성이 강한 편이다. <아이스 에이지>의 홍보용 뮤직비디오에 사용된 타이틀곡 <Ice Baby>는 ‘정통’에 가까워지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힙합곡. 데스티니스 차일드풍의 끈적한 여성 하모니가 귀에 감긴다. R&B풍의 <Bye Bye>나 랩 가사가 재미있는 <깻잎소녀> 등도 들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