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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영화 80여편 올가이드-한국영화(1)
2002-08-24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광복절 특사

감독 김상진 출연 설경구, 차승원, 송윤아 제작 감독의 집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 10월 중순

컨셉┃우리의 탈주를 적에게 알리지 말라. 왜냐고? 쪽팔리니까.

온 스테이지┃<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에 이은 김상진-박정우

키스톤 콤비의 세 번째 작품. “‘쌈마이 코미디’의 완결판이 될 것”이라는, 김상진 감독의 호언을 거들기 위해 설경구, 차승원이

가세했다. 이들이 각각 맡은 재필과 무석은 광복절 사면대상에 포함된 줄 모르고 탈옥을 감행하는, 억수로 운없고 지지리도 복없는

인생들. 그러나 상부에 탈옥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교도소 보안과장의 지침에 따라, 재필과 무석은 경찰에 노출될 때마다

교도관과 죄수로 이뤄진 2인조 특별경호팀(?)의 보호까지 받는다. 너무 일찍 담을 넘은 두 죄수가 교도소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스토리 라인의 초점. 시소를 타듯 사사건건 이견을 보이는 재필과 무석의 언밸런스가 뜻하지 않은 사건을 불러와

긴장을 더한다. 전주에 옛 서대문교도소를 그대로 옮겨놓은 8억원 규모의 세트를 지었으며, 현재 50% 이상 촬영했다.

오프 스테이지┃ <광복절 특사>의 원안은 5년 전 한맥영화 김형준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당시 <아리조나 유괴사건>을 보고서 ‘띨띨하고 얼빵한’ 탈옥수 캐릭터에 구미가 당긴 김상진 감독에게 김 대표가 “혹시 그 두 죄수가 사면대상이라는 걸 모르고서 탈옥을 감행한다면 어떨까”하는 설정을 건네준 것. 전작의 냄새가 너무 많이 날 것 같아 김상진 감독은 처음에는 다른 작가에게 시나리오를 맡겼지만, 결국 ‘결별 선언’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아 ‘조강지처’의 따스한 품이 그리워졌는지 박정우 작가에게 돌아갔다. 자신의 감독 데뷔 시나리오 집필을 미룬 채, 현재 박정우 작가는 촬영현장에 머물고 있다고.

YMCA 야구단

감독 김현석 출연 송강호, 김혜수

제작 명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10월3일

컨셉┃으라차차 야구단! 시대의 무게를 건강한 유머로 날려버린다.

온 스테이지┃때는 바야흐로 100년 전. 신문물과 기존의 가치관이 혼재하던 그 시절, 과거공부를 하던 선비 호창(송강호)은 과거시험이 없어져버리자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다. 어느 날 축구공을 찾으러 태화관 담을 넘은 호창은 뜰에서 벌어지는 시합을 보며 야구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고 신여성 민정림(김혜수)은 호창에게 YMCA야구단에 합류할 것을 권한다. 호창의 죽마고우인 광태, 단순무식하지만 운동신경은 뛰어난 양반 병환, 머슴 출신 성한, 무사 출신이라 주장하는 은, 병환의 친구 재철, 쌍둥이 형제, 뒤늦게 합류한 일본 유학생 출신 대현까지, 민정림을 감독으로 이렇듯 출신성분도 나이도 들쭉날쭉인 희대의 야구단이 조선 최초로 조직된다. 이들이 훈련을 거듭해 조선 ‘최초’뿐 아니라 ‘최강’의 야구단이 되어 한·일전을 치러내는 과정을 쫓아가는 <YMCA야구단>의 카메라는 시대의 공기에 짓눌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시대적 상황을 간과하지도 않는다.

오프 스테이지┃ <사랑하기 좋은날>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등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온 김현석 감독의 한우물파기. 일일이 손으로 박음질하고 벨기에에서 공수하기도 했다는, 총 12벌이나 되는 민정림의 의상 또한 볼거리다.

질투는 나의 힘

감독 박찬옥 출연 박해일, 문성근, 배종옥

제작 청년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11월 중

컨셉┃질투라는 동물을 해부한다. 가죽과 다른 빛을 가진 속살들. 온 스테이지┃대학원생 원상(박해일)은 어느 날 여자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다. 그녀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기 때문. 그녀의 새 애인 한윤식(문성근)은 한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인생의 마지막 목표는 로맨스’라고 주장하는 매력있는 유부남. 처음엔 호기심 반 질투 반 윤식의 주위를 배회하던 원상은 엉겁결에 그의 출판사에 입사하고 그곳에서 연상의 여인 성연(배종옥)을 만난다. 리버럴한 성의식을 가진 성연은 한윤식과의 일회적인 관계에서도 즐거움을 느끼지만 원상의 순진한 구애에도 마음이 동한다. 그러나 이 세 사람의 관계가 기묘하게 맞물려 가는 동안 윤식을 향한 원상의 질투는 점점 선망으로 바뀌어간다.

오프 스테이지┃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주인공 성우(이얼)의 청년 시절을 연기했던 박해일은 스크린에서는 여전히 낯선 배우. 하지만 크기도 깊이도 가늠할 수 없는 그릇으로 질투와 선망을 오가는 미묘한 원상의 심리를 잘 소화해냈다. 연극 <청춘예찬>을 통해 그를 눈여겨본 감독들은 차례로 그를 캐스팅했고 8월에 크랭크인하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는 가장 유력한 연쇄살인범 용의자로 등장할 예정이다.

튜브

감독 백운학 출연 김석훈, 배두나, 박상민

제작 미르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11월22일

컨셉┃다음 정차할 정류장은… 서스펜스와 액션의 파노라마입니다.

온 스테이지┃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액션영화 <튜브>의 주인공은 형사 장도준(김석훈). 그는 자신의 아내를 죽인 범인이자 국가를 위협하는 테러를 꾸미고 있는 강기택(박상민)과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운명적인 대결을 벌이게 된다. 여기에 소매치기지만 도준을 사랑하는 인경(배두나)이 끼어들면서 사건은 복잡해진다. 강기택에게 통한의 복수를 해야 하는 장 형사에겐 통제불능의 속도로 질주하는 열차 안에서 인경과 승객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임무도 있기 때문이다. 2년간의 기획을 거쳐 프리 프로덕션에만 1년6개월이 든 이 영화는 순제작비 50억원짜리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다. 2500컷이 넘는 빠른 영상과 현란한 특수효과를 통해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오프 스테이지┃ ‘블록버스터 멸망론’이 나돌고 있는 충무로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수억원을 들여 실제 지하철 객차를 제작하는 등 총제작비 70억원을 들이게 될 이 영화는 여러 가지 불안요소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신인 감독이 맡았다는 점 또한 약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제작사 미르필름과 투자사 튜브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축적된 제작역량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있는 태도를 보인다. 이들은 후면영사기법 등 신기술을 이용한 박진감 넘치는 화면이 관객을 압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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