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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모든 걸 베팅할 저력, <마티 슈프림>
조현나 2026-07-01

구두 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마티 마우저(티모시 샬라메)에겐 꿈이 있다. 탁구 대회에서 우승해 명예와 부를 거머쥐는 것. 거만하게 느껴질 만큼 우승에 대한 확신을 보이지만, 브리티시오픈에 미국 대표로 선정될 만큼 실력도 받쳐준다. 가진 재능으로 자신의 미래를 바꿀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에 마티는 대회만을 기다린다. 브리티시오픈 참여를 위해 런던으로 향한 마티는 강자들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 그러나 처음 맞붙은 무명의 일본 선수 엔도(가와구치 고토)의 전문 장비와 신선한 플레이 스타일에 당황해 결국 패배한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채로 마티는 난동을 부리며 런던에서의 체류를 이어간다. 호텔에서의 과소비를 경기 경비로 청구하려다 되레 벌금을 물고 다음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조차 불투명해진다. 궁지에 몰린 마티는 벌금 자금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된다. 돈을 걸고 탁구 경기를 하거나 주변인에게 사기를 치던 중 CEO 밀턴 록웰(케빈 오리어리)의 제안으로 일본에서 다시 한번 엔도와 경기를 치를 기회가 주어진다.

조시 사프디 감독의 2번째 연출작이자 형제인 베니 사프디와 결별한 이후 첫 단독 감독작이다. 서사 전개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선호하는 인물상이나 본연의 리듬감 등 조시 사프디만의 연출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티모테 샬라메가 연기한 마티는 미국의 탁구선수 마티 라이스먼에게서 출발한 캐릭터다. 다만 전기물은 아니며 젊은 시절 마티 라이스먼이 탁구 내기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이후 미국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등의 일화를 차용했다. 거리의 승부사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는 신화가 마티 라이스먼을 탁구계의 전설로 만들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조시 사프디는 인물의 성공엔 별 관심이 없다. 단적인 시야를 지닌 낙천주의자를 다시 뉴욕의 길거리로 내몰고 런던과 일본을 오가며 야심을 떨치게 한다. 자신이 그토록 그토록 갈망하는 상류사회의 상징인 케이(귀네스 팰트로)와 결핍만 채우는 기묘한 로맨스를 이어가고, 애인인 레이철(오데사 어자이언)의 임신 소식을 외면하며 마티는 끝없이 방황한다.

마티 마우저는 티모테 샬라메가 지금껏 맡아온 음울하고 정제된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다. 마티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킨다고 생각될 만큼 티모테 샬라메는 작품 안팎에서 기행을 보였다. 아카데미에선 무관에 그쳤으나 그가 의도한 변화를 인정받아 제83회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과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A24 배급작 중 역대 최고 제작비가 투입된 <마티 슈프림>은 <백룸>이 개봉하기 전까지 A24의 최고 흥행작이었다. <마티 슈프림>은 <언컷 젬스>에 비견할 만큼 안정적인 완성도를 자랑한다. 돌이켜보면 사프디 형제 영화의 매력은 거칠게 뻗어나가는 인물의 에너지를 재단하지 않고 그의 매력과 추함을 동시에 전시하는 데 있었다. 절정으로 치닫는 형식은 유사할지언정 갑작스레 철이 드는 성장 서사로의 귀결은 <마티 슈프림>을 그의 전작보다 평이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CLOSE-UP

엔도와 일본에서 두 번째 탁구 경기를 치르는 장면. 챔피언십 경기는 이미 손을 떠났고 광대처럼 관객들 앞에서 정해진 수순대로 지는 경기를 연기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당당히 선수 대 선수로 맞붙길 청하는 마티. 오직 간절함만으로 새 경기에 임한 그는 이후 삶을 대하는 태도도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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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컷 젬스> 감독 사프디 형제, 2019

사프디 형제의 <헤븐 노우즈 왓> <굿타임>의 주인공처럼 하워드(애덤 샌들러) 역시 같은 궤도를 돌며 바닥으로 치닫는다. 하워드와 마티의 유사점은 현재를 외면한 채 미래의 가능성에만 매달린다는 것. 다만 암울한 현실을 인정하느냐 외면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결말은 확연히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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