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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찬스(Chance)와 초이스(Choice) 사이 여전히 반짝이는 농담(혹은 진실), <럭키 데이 인 파리>
송경원 2025-11-12

파리의 고급 아파트에서 사는 파니(루 드 라주)와 장(멜빌 푸포)은 사교모임을 즐기는 이상적인 상류사회 커플이다. 완벽해 보였던 두 사람의 삶은 어느 날 파니의 고등학교 동창 알랭(닐스 슈나이더)이 나타나며 균열이 시작된다. 파니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알랭과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점점 빠져든다. 운명적인 만남을 믿는 문학가 알랭과 달리 부자 남편 장은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고 선택하는 것이라 확신한다. 아내의 변화를 의심한 장은 사설탐정을 고용해 사생활을 캐고, 파니의 불륜을 확인한 뒤 위험한 선택을 결심한다.

우디 앨런 감독이 50번째 영화 <럭키 데이 인 파리>로 돌아왔다. 우디 앨런의 첫 번째 불어영화이자 프랑스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로마 위드 러브><미드나잇 인 파리><레이니 데이 인 뉴욕>등 도시 시리즈의 연장에 있다. ‘뜻밖의 행운’(Coup de Chance)이란 원제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 우연과 운에 얽힌 아이러니를 그린 이 영화는 우디 앨런의 평생 반복해온 우연과 운명과 의지에 관한 이야기, 찬스(Chance)와 초이스(Choice) 사이에서 드라마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 특히 레티 애런슨 프로듀서, 소니아 그랜드 의상감독, 비토리오 스토라로 촬영감독 등 우디 앨런 사단 최고의 제작진이 합류하여 완성한 화면마다 응축된, 우디 앨런의 시선과 파리라는 공간의 앙상블이 인상적이다. 절제되고 우아한 화면, 재즈처럼 유려하면서도 리드미컬한 편집, 내면 심상이 투영된 섬세한 색감, 공간의 정서를 고스란히 살린 로케이션 등 ‘우디 앨런 영화’다운 즐거움으로 가득한 프렌치 로맨틱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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