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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속아도 꿈결, 사느라 잠결, <바얌섬>
남선우 2025-10-29

조선시대로 짐작되는 옛날 옛적, 수군이었던 세 남자가 무인도에서 눈을 뜬다. 그들은 통성명 후 생존을 도모하더니 금세 신묘한 소동들에 이리저리 휘말린다. 탈출 의지를 불태워보지도 못한 채 섬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속절없이 휩쓸리는 그 면면은 삶이라는 수수께끼를 받아든 현대인의 번뇌와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고생살이 속에 숨겨둔 웃음거리”를 귀하게 여기는 이 영화는 느긋한 충청 방언의 말맛을 동력 삼아 표류를 견딘다. 황홀과 공포 사이에 놓인 자연을 프레임에 고이 옮긴 촬영도 돋보인다. 김덕수, 정예진, 이선이 들려주는 우리 가락을 비롯해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정직성 작가의 자개 회화 또한 이 퓨전 사극을 멋스럽게 만든다. <망>으로 제15회 미쟝센단편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던 김유민 감독의 첫 장편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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