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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큐브릭부터 미조구치까지, <8번 출구>에 영향을 준 작품들
이우빈 2025-10-24

<8번 출구>

스탠리 큐브릭, 미조구치 겐지, 데이비드 린치 등이 만들었던 영화의 일부가 게임의 세계에 들어가면 어떨지 상상했다”라는 가와무라 겐키 감독의 말처럼 <8번 출구>엔 영화사에 길이 남은 명작들의 흔적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가와무라 감독의 코멘터리와 함께 그 레퍼런스의 목록을 훑어보자.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HAL 9000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8번 출구> 속 무한루프의 지하도 천장엔 샛노란 색깔의 표지판이 걸려 있다. ‘8번 출구’라 적힌 이 무생물은 마치 주인공 ‘헤매는 남자’의 머리 꼭대기에서 이 세계를 관조하는 듯한 위압감을 준다. 가와무라 겐키 감독은 이 표지판의 설정을 스탠리 큐브릭의 전설적인 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서 따왔다고 밝혔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속의 인공지능 HAL 9000처럼 비인간적 존재가 마치 신이 된 것처럼 사람을 갖고 노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것이다. 그렇게 <8번 출구>속의 무한루프 게임을 신이 만든 것인지, AI가 만든 것인지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혼란스러움을 안겨주려 했다.

<우게츠 이야기>와 비디오게임

<우게츠 이야기>

가와무라 겐키 감독은 20세기 중반 일본의 고전기 거장인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영상문법을 <8번 출구>에 적용하고 싶다고 말하며, <우게츠 이야기>와 최신 비디오게임의 유사성을 짚었다. “미조구치 겐지 감독님의 영화는 최신의 비디오게임과 무척 흡사한 성질을 보인다. 최근의 비디오게임은 굉장히 고도화된 기술로 인해 이것이 현실인지 가상인지 모호할 정도의 느낌을 주며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의 기묘함을 안기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그렸던 미조구치 감독님의 영화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우게츠 이야기>등 그의 영화엔 이승과 저승 사이의 구분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한 화면에 담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샤이닝>과 파도

<샤이닝>

<8번 출구>에 등장하는 각종 이상 현상 중 가장 커다란 임팩트를 주는 요소는 통로 가득 쏟아지는 파도다. 스탠리 큐브릭의 공포영화 <샤이닝>에 등장했던 핏빛 파도를 다분히 연상케 하는 이미지다. 이 물난리는 원작 게임 <8번 출 구>에도 등장하는 이상 현상 중 하나이지만, 영화에선 이 이미지에 더 깊은 맥락과 감정이 아로새겨진다. 물줄기에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이 투철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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