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한가람 감독의 드라마 각본 <바다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워 바디>를 연출한 한가람 감독은 따뜻한 가족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바다가 할 수 있는 일>은 참사로 자식을 잃은 엄마와 어렴풋이 언니의 죽음을 기억하는 딸이 엄마의 상처를 보듬고 싶어 바다를 건너려고 하는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를 미래세대로서 기억하려는 18살 소녀의 이야기는 그렇게 출발했다.
- <바다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 출발한 작품인가.
공모전에서 당선된 시나리오들이 영화로 만들어진 기사들을 보고 공모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단막극 부문이 있는 것을 보고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이런 주제가 사람들에게 좀 쉽게 다가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단막극으로 쓰기 시작했다.
-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세대가 아니라 그다음 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이유가 있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 전인데 나에게는 먼 과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고등학생 정도 되는 친구에게는 먼 과거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싶었다. 이들이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을지, 다음 세대가 주역이 되었을 때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 생겼다.
- <아워 바디>보다 더 희망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아워 바디>는 친절하게 다 설명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역시 주인공이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였다. <바다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친절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큰 충격을 받았고 잊힐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잊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이런 사회적 재난은 안전과도 관련된 일이고 삶에서 크고 작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이 기억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을 보편적으로 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