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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프] 11년이 지났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계속 이야기합니다,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시상식
김송희(자유기고가) 사진 오계옥 2025-09-26

안산에 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 9월19일, 어느덧 제7회를 맞이한 4·16재단 문화 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이 4·16재단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11주년을 맞이한 올해 공모전에는 예년의 2배에 버금가는 역대 최다인 총 91편의 응모작이 접수됐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문화적 노력의 일환으로 창설된 본공모전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들 외에도 생명 존중과 안전, 사회적 재난을 당한 이들을 조명하는 영상 콘텐츠 시나리오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의의가 있다. 당선자들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시상 규모는 통합 부문 총상금 5천만원 (대상 4천만원, 입선 1천만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나리오 공모전 중에서도 상당히 큰 규모에 속한다.

대상을 수상한 한가람 감독과 임주현 상임이사(왼쪽부터).

심사총평을 이야기하고 있는 명필름 심재명 대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은 한가람 감독의 드라마 <바다가 할 수 있는 일>, 입선작은 한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남매의 집>이다. 대상작 <바다가 할 수 있는 일>은 세월호 참사 당시 어려서 참사를 인지하지 못했던 아이가 10년이 흘러 청소년 세대로 성장한 후 그 기억을 이어받아 부모 세대와 함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입선작 <남매의 집>은 대표적인 국가 폭력 사건 중 하나인 형제복지원 피해자 한종선과 한신예 남매가 주인공인 다큐멘터리다. 40년이 흘러 폭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물을 찾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피해자가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기억를 헤집어야 하는 과정과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개개인에게 깊은 상흔으로 남은 폭력은 과거의 일이 아니며 현재도 이어지는 사건임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4·16재단의 시상식은 매년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기리는 묵념과 함께 시작된다. 묵념을 마친 후 임주현 상임이사는 “세월호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로 공모전의 주제를 넓게 잡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처음엔 무거운 주제에 누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주실까 고민이 많았는데 점점 갈수록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심재명 대표와 입선작 <남매의 집>의 한영희 감독(왼쪽부터).

임주현 상임이사는 “올해에도 공모전 에서 출발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나 다는 소식에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근 4·16재단에는 반가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7회를 맞이하기까지 대상과 입선작으로 뽑았던 다수의 작품들이 완성되어 곳곳에서 관객을 만났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개봉한 작품들만 총 4편인데, <장기자랑> <애국소녀> <목화솜 피는 날> <세 가지 안부>가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올해에도 공모전 수상작들의 개봉 소식들이 이어졌다. 지난 6월에는 <바다호랑이>가, 9월에는 <가 족의 비밀>이 개봉해 공모전에 의의를 더했다. 공모전에서 뽑힌 시나리오들이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영상 콘텐츠로서 결실을 맺어 관객들을 만난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뿌듯한 감상을 나눴다. 개봉된 작품의 이름들을 언급하며 “그 작품 보셨냐” 혹은 “저는 영화 제에 <이어달리기> 보러 간다”며 완성된 영화들의 안부들을 나눴 다. 올해 9월에 개봉한 <가족의 비밀>은 제2회 4·16재단 문화 콘텐츠 공모전 대상작이었으며, 2025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스탠바이, 액션!> 역시 제4회 같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작품. 올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고효주 감독의 <이어달리기>는 <백야: 세월호 생존자의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제6회 4·16재단 문화 콘텐츠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우리가 기억해야만 하는 의제들을 되새기는 작품들이 관객을 만나기까지 시나리오 단계부터 지원했다는 것만으로도 공모전이 지난 7년간 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회부터 7회까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역대 가장 많은 작품 들이 지원해 심사위원들이 고생이 많았다”며 기분 좋은 엄살로 심사의 총평을 시작했다. “해마다 지원작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나고 개봉하는 소식이 들려와 더욱 의미가 있다”며 “오늘 상을 받은 두 작품도 조만간 영상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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