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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위하여] 여름, 너 잘만났다!
2002-06-25

공포의 롤러코스터를 타자! 사시사철이 공포영화 시즌이 되어버린 탓인지, 올 여름은 개봉 편수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으스스한 공포영화는 한여름에 만나야 제맛이 나는 법. 오는 28일 먼저 〈캔디케인〉과 〈퀸 오브 뱀파이어〉가 공포영화 시즌을 연다.

<캔디케인>

‘순간의 장난이 가져오는 엄청난 공포’는 청춘호러물의 공식이다. 〈캔디케인〉 역시 이 공식을 따르면서도, 비교적 탄탄한 인물구성과 잘 짜인 스토리가 돋보인다. 루이스는 여름방학을 맞아 보석으로 풀려난 형과 짝사랑하는 여자친구 베나를 태워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다. 베나를 만나러 가기 전 차량용 개인 수신라디오를 이용해 인근의 운전자들과 교신하던 형제. 장난기가 발동한 형의 부추김에 루이스는 ‘러스티 네일’이라는 운전자에게 ‘캔디 케인’이란 여성으로 자신을 속인다. 하지만 이들이 거짓말로 호수를 댔던 모텔방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이제 러스티 네일은 이들 형제를 옥죄어온다. 시원하게 뻗은 도로에서 나오는 속도감과 슬금슬금 다가오는 정체 모를 범인의 존재가 공포감을 더해준다. 연쇄살인범이 끝내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지금도 계속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결말은, 오싹하게 하면서도 좀 맥없는 느낌을 준다.

퀸 오브 뱀파이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원작자인 앤 라이스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삼은데다 주연이었던 팝가수 알리야가 촬영 직후 숨져 더욱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살아가야 하는’ 뱀파이어의 숙명에 고민하다 기나긴 잠을 선택해버렸던 래스타트(스튜어드 타운센드)는 100년 만에 깨어나 록스타의 길을 걷는다. 뱀파이어의 삶을 가사에 담은 그의 노래 때문에,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래스타트는 모든 뱀파이어의 복수의 대상이 된다. 게다가 그의 노래는 수천년 동안 잠들어 있던 모든 뱀파이어의 어머니 아카샤(알리야)의 눈을 뜨게 한다. 영화는 섹시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주로 내세웠다. 알리야 또한 악의 화신이라 하기엔 카리스마가 약하다. 하지만 귀와 가슴을 내리치는 듯한 메탈사운드와 화려한 무대는 한편의 공연을 보는 듯하다.

현대문명, 공포영화의 코드 올 여름 공포영화를 보면 인터넷, 휴대전화 등 현대문명의 이기가 공포영화의 주요 코드로 자리잡은 듯하다. 하지만 소재만 비슷할 뿐이지 보여주는 색깔은 다양하다. 7월26일에는 공포영화만을 고집해온 〈가위〉의 안병기 감독의 〈폰〉이 개봉된다. 휴대전화를 통해 전달되는 정체불명의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극한의 공포상태에서 심장발작으로 죽는다. 8월15일에는 〈헌티드 힐〉의 감독 윌리엄 멀론의 〈피어 닷컴〉(사진 오른쪽)이 미국보다 보름 앞서 개봉한다. 인터넷(feardotcom.com)에 접속하면 나타나는 한 여자. 그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48시간 안에 못 찾은 사람들은 모두 참혹하게 죽어간다. 어린 소녀의 이미지가 섬뜩하다. 실험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온 임창재 감독의 〈하얀방〉은 8월쯤 관객을 찾는다. 스팸메일로 날아든 죽음의 사이트를 접한 사람은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도 모두 임신한 상태로 죽게 된다. 이밖에 아시아 3개국 감독의 옴니버스 심리공포영화 〈쓰리〉와 거미가 등장하는 공포코믹물 〈프릭스〉가 8월 말 개봉된다.

김영희 기자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