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은 어느 배우가 갈고닦은 매력 팔레트의 총집합체로서 추진력을 얻어 비상하는 영화다. 전작 <엑시트>에서 수년째 취업 실패로 고통받던 백수 청년은, 5년 만에 돌아온 <파일럿>에서 어엿한 가장이자 승승장구하는 사회인으로 추앙받다가 졸지에 몰락한다. 파일럿 한정우(조정석)가 표류하는 한국 사회의 현재란 분초를 다투며 갱신되는 SNS 피드만큼 어지럽다. 성차별과 젠더 갈등, 온라인 여론전, 그리고 캔슬 컬처의 돌풍 속에서 그저 ‘열심히만 살아온 남자’의 삶은 일시적으로는 하드웨어, 본질적으로는 소프트웨어의 개조에 처한다. 이를테면 역지사지의 체험을 통한 젠더 감수성의 업데이트다. 조정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 보여준 특유의 말끔한 다정함과 <질투의 화신>이 품은 안하무인의 매력을 골고루 장착한 채로, 여장 남자 코미디의 태생적 약점은 최소화하고 <헤드윅>에서 단련한 그만의 장점은 최대치로 키워냈다. 여기, 우리 시대 스크린이 보유한 최고의 쇼맨십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와의 대화를 전한다. 카메라 앞 배우라는 중대한 복장을 벗고 나타난 그의 목소리는 종전까지 펼쳐낸 능수능란한 재간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신중하고 나긋한 톤으로 흘러갔다.
- 현실과의 시차가 크지 않은 주제라 이를 받아들인 배우의 감수성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될 작품이다. 어떤 점을 보고 선택했나.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코미디적인 부분들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코미디를 좋아한다. 이 영화가 가진 코미디의 힘이 대중을 유쾌하게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내 마음속에서는 가장 크다. 관객들에게 웃음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볼 때 나라는 인물이 유독 잘 대입이 되는 그런 작품들이 있다. <파일럿>이 그랬다. 나를 투영하고 대입해보는 과정에서 이 작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확 들면 빨리 결정하는 편이다. <파일럿>도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단번에 결정했다.
- 신작을 제안 받으면 오래 고민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결정하는 편인가. 작품 안목이 좋은 배우라는 점에서 시나리오를 살피는 주관적인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내 느낌을 믿고 그걸 따라간다. 장르가 무서운 스릴러라고 해도 ‘재밌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간다. 그런 것들이 확실한 작품과 만날 때 나 역시 온전히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장르를 불문하고 좋은 작품, 재밌는 작품이란 무엇인가 하는 어려운 이야기가 되는데… (웃음) 말로 정의하거나 설명하긴 영영 어려울 것 같다.
- <파일럿>은 복장 전환의 컨셉이 인물의 정체성과 장르를 지배하는 영화다. <헤드윅>의 경험으로 꽤나 능숙하게 접근했을 것 같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헤드윅의 복장은 트랜스젠더로서 본인의 진정한 정체성 실현을 위한 도구이지만, 한정미의 복장은 정체성을 가장하는 경우다. 배우 입장에선 어떤 점이 달랐나.
=기본적으로는 <헤드윅>의 경험이 <파일럿>을 더 수월하게 이해하도록 도와준 게 맞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파일럿>에선 어디까지나 정우가 정미를 연기하는 거라서 그 부분에 방점을 둬야 했다. 포커싱을 ‘변신’에 뒀다. 치마를 입고 있는데도 앉을 때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쩍 벌리고 있다든지 하는 식으로 옷과 어울리지 않게 튀어나오는 사소한 습관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집 앞에서 슬기(이주명)와 통화하다가 갑자기 동생(한선화)에게 들키는 모습에서의 극적인 차이 같은 것도 생각난다. 동생 앞에서 힐을 신고 우악스럽게 계단을 오르지 않나.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지금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 가정에 소홀하고 사회적으로 승승장구하던 파일럿 한정우는 상사의 성희롱 발언을 무마하려다 말고 자신도 술자리에서 실언을 하게 된다. 여러모로 더 풍자화될 수 있는 캐릭터지만 <파일럿>은 한 인간의 성장 서사로 이정표를 설정했다. 인생 처음으로 전락을 경험한 남자가 여장을 결심하기까지, 인물의 내면에서 배우가 주목한 점은 무엇인가.
= 그가 본의 아니게 인생의 공백을 겪고 반추하게 된다는 점이 좋았다. 한정우가 뒤늦게 자신의 모순을 깨달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자기 딴에는 가족을 건사해야 하는 가장의 무게를 느끼며 그 역할과 책임감에 의해 움직인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사실은 그냥 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였던 거라고. 나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얼마만큼 나를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하는 건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일과 본연의 조정석, 일반인 조정석과 배우 조정석은 얼마나 어떻게 분리될까 하는 고민. <파일럿>의 한정우도 한정미로 살아가면서 오히려 본연의 자기 자신을 찾아간다고 느꼈다.
- 처음엔 성별 할당제를 노리고 재취업을 위해 여장 남자가 된다는 목적성이 두드러지지만 또 다른 여성 파일럿 슬기와의 동료애 서사도 차근차근 전개된다. 여성의 입장에 놓이게 된 한정우에게 그제야 보이고 들리는 것이 있는 셈이다.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나는 한정우가 처음부터 용기가 가상한 사람이라곤 생각 안 했다. 엄밀하게 보면 용감하기보다는 절박하고 갈급한 사람이지 않을까? 지켜내고 되찾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친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우선은 그저 자기 앞에 당면한 상황을 온전히 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혼자 술을 마시면서 엄마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스스로 각성하는 과정에서 인물의 실체를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스스로도 깨닫고, 그동안 스스로 짊어졌던 역할들로부터 진짜 자기를 분리시켜내기 위한 시작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 연기하면서 조정석과 한정우를 겹쳐본 순간도 있나.=나도 정우가 술집에서 엄마와 통화하는 장면을 찍을 때 깊이 공감했다. 어릴 때부터 환경적으로 가장이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한번도 쉬지 않고 살아왔다. 그게 한정우란 인물에게 나 자신을 대입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시작해서 2009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할 때까지 약 5년간 온전히 쉬었던 날을 다 세어보니 보름 정도더라. 그 보름 동안 딱 한번 친구들하고 여행 다녀온 게 전부였다. 그걸 제외하고는 한번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절박한 시절이었다. 그때의 나를 떠올려보니 정우가 지금껏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모습에 마음이 쓰였다. 한국 남성의 어떤 모습이라기보다는 그저 나, 조정석 개인의 경험과 겹쳐져서 공감했던 장면이다.
- <엑시트>와의 즐거운 공통점도 찾아보고 싶다. 고두심, 김지영 배우에 이어 <파일럿>에선 오민애, 한선화 배우와 현실적이고 거침없는 가족 코미디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는데.
=내가 정말 대가족 사이에서 자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4남매 중 막내다. 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시니 부모님의 원가족도 모두 대가족이다. 할머니 집에 가면 이쪽저쪽 사촌, 조카만 다 모여도 십수명은 족히 된다. 실제로 복작거리는 집 안에서 부대끼며 지내온 감각이 <엑시트> <파일럿>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할머니 집 가면 어떤 향기가 나는지, 어떤 분위기에 놓이게 되는지 그런 것들 말이다. 기본적으로는 작품이 품은 상상력에 충실하려 하지만 나의 경험들이 은근히 묻어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어머니도 오래전에 칠순 잔치를 해서 한국 고희연 특유의 느낌도 잘 안다.
맥락을 지켜내기, 주저 없이 표출하기
- 여장 남자가 수행하는 성역할의 고충, 직장에서 발생하는 성차별 문제로부터 웃음과 의미가 모두 발생하는 코미디다. 얼마나 양식화한 연기를 할 건지 완급 조절이 관건이었을 듯싶다. 이를테면 과장의 정도와 슬랩스틱의 수위에 어떻게 접근했나.
= 작품을 처음 읽을 때 파악하는 큰 맥락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처음 이해된 그 맥락을 지켜나가는 것이 세세한 완급조절보다 근본적으로 더 중요하다. <파일럿>은 내게 너무 과장되지 않게, 관객을 소진시키지 않는 산뜻한 코미디로 읽혔다. 과하게 하지 말고 딱 ‘이 정도’라는 게 시나리오를 처음 읽을 때부터 무의식적인 감으로 입력됐다. 그래서 내게는 항상 처음 읽을 때의 느낌이 무척 중요하다. 촬영하면서는 머릿속에 그렸던 느낌과 감독님의 디렉션을 맞춰나가는 방식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찍어나갔던 것 같다.
- 김한결 감독은 <가장 보통의 연애>로 완성도 높은 로맨틱코미디물을 보여준, 상업영화 신에서 돋보이는 여성감독이다. 호흡은 어땠나.
= 너무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웃음이 많다. 한번은 웃으시다 컷을 못한 적도 있다. 배우로선 기분 좋다. ‘내가 그렇게 웃겼나? 훗’ 하면서. (웃음) 전환이 필요할 때에도 김한결 감독님은 항상 “지금 이것도 너무 좋은데 다른 시도도 한번 해보죠”라는 식으로 편안하게 독려하고 에너지를 주셨다.
- 처음 주목받은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캐릭터가 워낙 선풍적인 인기를 끈 까닭에 조정석의 코미디 연기는 화려한 애드리브에 기반하리란 시선도 받았겠다. 실제로는 어떤가. 무대에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한 조정석은 오히려 텍스트의 정전을 더 엄밀히 지키는 배우 아닐까 싶은데.
=정말 그렇다. 행여 뭔가 현장에서 즉석에서 아이디어가 생겼다고 해도 우선 약속대로 충실히 하고 다음번에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애드리브를 자유롭게 시도하는 경우라면 감독님이 컷을 안 하고 있을 때다. 무언가 뒤에 좀더 보고 싶은 것일 테니까. 내가 텍스트 사이사이에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애드리브가 아니라 배우의 자유도나 아이디어가 준비한 신에는 그 나름대로 충실히 한다. <파일럿>에선 정미가 면접을 볼 때 하와이안 댄스를 추는 장면이 그랬다. 혼자 춤추다 말고 막 넘어지는 디테일은 그냥 내가 미친 것처럼 온갖 시도해보는 중에 나왔다. 대본에는 약간의 가사 외에는 안무에 대한 특정한 지시가 없었다. (갑자기 노래를 시연하면서) 어떻게 해야 원주민다운 스테레오타입을 잘못 해석한 사람의 웃긴 춤이 나올까, 고민했다. 혼자서 면접장 안을 돌면서 춤출 때 유독 감독님이 컷을 안 하고 오래 웃으셨다.
- 희극 연기를 위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나. 누군가를 웃기기 위해서 배우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
= 내 경우는 일단 주저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무언가 조금이라도 주저하는 순간 정말 재미있는 걸 찾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코미디뿐만 아니라 장르성이 강한 영화일수록 배우가 스스로 고민한 수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자기검열 없이 필요한 순간에 최대치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랬을 때 쉽게 말하면 가끔씩 ‘얻어 걸린다’ 싶은 것도 하나 나온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만큼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 같다. 배우인 내가 혼자 규정하기 시작하고 자기 생각에 갇힐수록 더 많이 보여주지 못하게 된다. 상상력을 최대치로 표현하는 게 배우의 몫이기에 현장에서 주저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 스포일러를 피하는 선에서 후반부 장면을 하나 이야기해보자. 결정적인 순간에 무대 위에 선 한정미를 보고 있으면 <파일럿>이 한국에서 <헤드윅>을 가장 여러 번 소화한 배우(총 5시즌) 조정석을 오마주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 행여 내 공연을 봐주신, 그리고 <헤드윅>을 좋아하는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해주신다면 너무 기쁠 것 같다. 가발이 타이트한 컷으로 보일 때 나도 특별한 감흥을 느꼈다. 이 장면에서도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톤 앤드 매너로 감정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특히 작품 내적인 논리로 볼 때 정우의 감정 표현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그냥 허심탄회하게만 고백해서는 안되고, 한정우의 선택이 결국은 누군가를 속였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그들에 대한 미안함, 조심스러움, 속죄하고 싶은 마음도 담고 싶었다.
흘러가는 내 모습이 좋다
- 오늘 화보 촬영 현장에서 온갖 포즈에 유려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타고난, 탁월한 재능이란 무엇인지 실감했다. (웃음) 어릴 때부터 언젠가 배우를 하거나 무대에 올라갈 아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나.
= 어릴 때는 훨씬 더 끼쟁이였다. 미취학 아동일 때 가장 심했으려나? 부모님 앞에서 열심히 마이클 잭슨 춤을 추고, 반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해서 다 같이 혼나고 있을 때도 장난을 쳐서 심하게 혼난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유명한 동네 개구쟁이였는데 사춘기가 조금 빨리 왔다. 아무래도 가정 형편의 영향도 있었겠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갑자기 조용하고 내성적인 학생이 됐다.
- 기타리스트를 꿈꾸던 시절을 지나 몇번의 연극영화과 대학 입시를 거쳤고, 갑자기 뮤지컬 무대에 섰으며, 스크린과 TV로 차츰차츰 행보를 넓혀왔다. 성공적인 커리어지만 늘 예상 가능한 순간에 경로를 살짝 이탈했다고 해야 할까. 동심원을 그리며 나아가는 배우 같다.
=정말! 인생은 예측 불가라는 게 내 생각이다. <파일럿>이 좋았던 것도 그런 이유가 있을 거다. 정우의 삶만 봐도 전혀 예기치 못했던 지점에서 경로를 이탈하니까. 무언가를 열심히 쫓다 보니 옆으로 옆으로 넓혀온 것 같다. 매 순간 내 앞에 놓인 상황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인생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끔은 내게 주어진 것들이 너무 신기하다.
-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을 데뷔로 본다면 올해 20주년이다.
=아이를 낳고 나니까 정말 뒤를 돌아보게 되더라. ‘내가 아빠가 됐네? 그래, 열심히 살아왔다. 적어도 부끄럽지는 않은 아빠다.’ 스스로 이 정도는 생각할 수 있었다는 점에 정말 감사한다. 차기작인 <좀비딸>도 내게는 참 신기한 인연으로 느껴지는 작품이다. 인생의 타이밍과 딱 맞아떨어진 캐릭터다. 하필이면 진짜로 아빠가 된 상황에서 받은 작품이니까 몰입이 안될 수가 없다. <파일럿>에 대입할 수 있었던 내 모습과 <좀비딸>에서의 내 모습이 시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도 좋다.
- 6월 말에 <헤드윅> 공연을 마쳤다. TV와 스크린, 무대를 현재진행형으로 교차해 활보하는 톱스타 중 하나다. 다양한 매체를 오가는 경험이 지금의 조정석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나이를 좀 먹어서 그런지 최근 들어 주변이 보이는 느낌이 든다. 약간의 여유라고 해도 좋을까? 순간순간이 보이고 들리고, 다음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실시간으로 조금은 느낄 수 있게 됐다. 그 감각이 너무 신기해서 그것이 내겐 새로운 재미다.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체력이 옛날 같지 않아서 이러다 죽겠구나 할 때도 있다. (웃음)
- <파일럿> 외 역사적 격동 속 변호사를 연기한 <행복의 나라>가 있고 넷플릭스 예능 <신인가수 조정석>까지 앞두고 있다. 바쁜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면 어떻게 지내고 싶나.
=요즘 내 머릿속은 영화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득하다. 모든 일정이 끝나면 잠깐 동안이라도 집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다. 가족들하고 집에서 오롯이 보내고 싶은 생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