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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슬픔의 삼각형’, 웃음과 역겨움을 동시에 감각게 하는 탁월함
정예인 2023-05-17

커플인 칼(해리스 디킨슨)과 야야(샬비 딘)는 모델 동료이지만 처지가 다르다. 여성 모델 임금의 3분의 1에 불과한 남성 모델 칼과 패션쇼 런웨이의 첫 주자인 야야. 톱모델이면서 인플루언서인 야야 덕에 두 사람은 고급 크루즈에 승선할 기회를 얻는다. 부자를 대상으로 하는 크루즈는 철저히 계급화돼 있다. 승객의 즉흥적인 한마디에 모든 승무원은 바다에 뛰어들어야 하고, 누텔라를 원한다면 먼바다에서 공수하길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파도가 심상찮은 날 펼쳐진 선상 만찬과 난파로 인해 이들의 권력 구조가 뒤집힌다.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2017년 <더 스퀘어>에서 미술계의 허상을 폭로했듯 <슬픔의 삼각형>에서도 패션업계와 자본의 계급성을 신랄히 비판한다. 칼과 야야의 권력 불균형을 통해서는 사회적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반사해 비추고, 크루즈에서의 부자들의 행태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부의 천박함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특히 고급스러운 선상 만찬을 구토로 뒤덮은 장면은 웃음과 역겨움을 동시에 감각게 하는 탁월함을 선사한다. 난파된 후 무인도에 도착한 이들의 권력이 뒤집히는 순간도 흥미롭다. 제75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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