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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65’, 좋은 아이디어의 운전대를 아쉬운 드라이버가 잡을 때
김철홍(평론가) 2023-04-26

우주 비행사 밀스(애덤 드라이버)에겐 불치병에 걸린 딸이 있다. 치료비 마련을 위해 장거리 비행에 나선 밀스는 그러나 사고로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게 된다. 우주선이 반파되어 소녀 코아(아리나 그린블랫)를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상황에서, 밀스는 딸 또래의 코아를 집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공룡들이 계속해서 그들을 공격해온다는 것이며, 그리고 머지않아 그 공룡들의 목숨마저 앗아갈 정도의 행성이 밀스가 서 있는 지구를 덮칠 것이라는 것이다.

6500만년 전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 <65>는 기발한 배경 설정이 돋보이는 영화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행성은 분명 백악기 후기 즈음의 지구가 맞지만, 등장인물인 밀스는 이론적으론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이다. 영화는 흥미로운 무대를 마련한 뒤, 본격적으로 공룡들의 습격에 대처하는 두 인물을 보여준다. 어린아이가 까닭없이 조성하는 위기 상황들과 부성애 가득한 인물의 눈물겨운 희생은 어느 정도의 드라마를 담보한다. 그러나 지나친 점프 스케어 연출과 디테일에서의 빈약한 상상력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특히 좋은 평가를 받았던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각본가 출신의 작품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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