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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상한 나, 낯선 타인을 끌어안는 노래, '프린세스 아야'
김소미 2022-09-21

익숙한 변신 설화의 모티프를 안고서 <프린세스 아야>는 판타지 뮤지컬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연리지 왕국의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동물로 변해버리는 피를 갖고 태어나는데, 이는 인간의 파괴 행위로 위협받게 된 동물들의 원한 때문이다. 저주에 걸린 아이들은 처음엔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만 변신이 반복될수록 어느새 몸의 일부가 동물인 채로 살아가게 된다. 연리지의 공주 아야(백아연)의 운명도 예외는 아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적국과의 정략결혼을 결심한 아야에겐 바타르의 왕자 바리(박진영)와 변화하는 자신의 몸을 동시에 알아가는 탐색의 시간이 아직 낯설기만 하다. 닥쳐온 전쟁의 음모, 자주 되풀이되는 변신의 굴레 속에서 영화는 공주와 왕자의 관계를 풋풋한 10대의 우정 혹은 로맨스로 맑게 채색한다.

서로 다른 나무가 한 그루로 합쳐진 모습을 의미하는 ‘연리지’라는 이름처럼 <프린세스 아야>에서는 사람과 동물, 아군과 적군이 금세 접합을 이룬다. 방심하면 양손 가득 북실북실한 털이 돋아나는 공주와 시퍼런 갑옷을 절대 벗지 않는 왕자의 성장담은 파괴된 자연의 경고, 정치적 평화, 그리고 진정한 인간다움이라는 메시지를 두루 경유한다. 성인 관객에겐 교훈적 의식이 전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여러 동물로 변신하는 주인공의 속성을 재치 있게 풀어낸 장면들이 사랑스러워 매력도를 높인다. 중세 서아시아로 추정되는 배경 설정 역시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을 비롯해 이성강 감독이 꾸준히 시도하는 판타지적 무대로서 명확한 인상을 남긴다. 다만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표방하고, 백아연과 박진영의 더빙이 준수한 호흡을 내는 것에 반해 뮤지컬 넘버와 장면의 조화가 다소 힘없이 다가온다는 점이 결정적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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