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국영화 흥미진진한 대진표 | ‘외계+인’ ‘한산’ ‘비상선언’ ‘헌트’ 20일부터 1주일 간격 4편 개봉 모두 제작비 200억원 넘는 대작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스틸컷. 씨제이이엔엠 제공
올여름, 용호상박의 흥행 대전이 펼쳐진다.
<범죄도시2>가 엔데믹 최초의 천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우며 극장가의 부활을 확인시킨 가운데, 최대 성수기인 올여름 시즌을 앞두고 그동안 개봉을 미뤄왔던 이른바 텐트폴(성수기용 대작) 영화들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범죄도시2>에 이어 누가 흥행 대전의 최종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모든 영화가 고른 성적을 받아 한국 영화가 본격적인 회복기를 맞길 바라는 응원도 이어진다.
올여름 흥행 대전은 한국 영화계 빅4로 불리는 대형 투자배급사 네곳의 대표작 맞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오는 20일 씨제이이엔엠(CJ ENM)의 <외계+인>을 시작으로 1주일 간격으로 3편의 기대작이 잇따라 개봉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산: 용의 출현>이 27일, 쇼박스의 <비상선언>이 다음달 3일,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의 <헌트>가 다음달 10일 개봉하면서 자웅을 겨루게 된 것. 모두 총제작비 200억원대 이상의 대작들로 규모 면에서는 비등하지만 에스에프(SF), 사극, 액션, 첩보로 장르도 다양해 더욱 흥미진진한 대진표가 완성된 셈이다.
김한민 감독의 신작 <한산: 용의 출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먼저 출전하는 작품은 최동훈 감독의 에스에프 영화 <외계+인> 1부다. 1·2부로 구성된 작품으로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총제작비 400억원을 들인, 올여름 대표적 텐트폴 영화로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천만 영화’ <도둑들>과 <암살>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에스에프가 관객의 마음을 훔치고 취향을 저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외계+인>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은 김한민 감독의 액션 대작 <한산: 용의 출현>이다. <…용의 출현>은 1761만명이라는 대한민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에 이은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번째 작품.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도 대첩’을 그린 전쟁 영화다. 이순신 역할의 박해일을 비롯해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등 출연진도 화려하다. 박해일표 이순신은 최민식이 주연한 <명량>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용의 출현>에 이어 대전에 참전하는 작품은 한재림 감독의 재난 액션영화 <비상선언>이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화제가 됐다. 칸영화제 최우수남녀배우상 수상자인 송강호와 전도연을 비롯해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국보급 배우 캐스팅을 자랑하는 <비상선언>은, 의문의 남성이 비행기에 탑승한 뒤 원인 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감독의 전작인 <관상>과 <더 킹>의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여름 성수기 대전에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작품은 이정재 감독의 첩보 액션영화 <헌트>다. <헌트>는 조직에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에 직면하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물이다.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등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월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처음 상영된 <헌트>는,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정재 감독의 영화 <헌트>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황재현 씨지브이(CGV) 홍보팀장은 “모처럼 한국 영화계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들이 기다려온 대작들의 여름 성수기 개봉이 확정돼 더없이 반갑다”며 “천만 영화가 또 나와도 좋겠지만 모든 작품이 고른 흥행성적을 얻어 한국 영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