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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진 집행위원장 “대자연 속 힐링, 평창영화제만의 매력이죠”
한겨레제휴기사 2022-06-27

[한겨레]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위원장 “영화인과 주민 만나 문화적 시너지” 지난해 영화제 동안 지역 매출액 증가, <용의자 엑스> 등 4편 영화 연출한 그, 올 연말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 도전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지난 23일부터 엿새 동안 열리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도시가 아닌 자연 속에서 영화를 체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축제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전주와 부천영화제 등이 모두 도심에서 열리는 데 비해, 평창영화제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청정지역이 근거지다. 지난 24일 오후, 평창군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방은진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장은, 4회째를 맞은 올해 영화제의 특색과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80여분 동안 열정적으로 얘기했다. 배우이자 <오로라 공주> <용의자 엑스> 등 4편의 영화를 연출하기도 한 그는, 올 연말에는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을 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전과 비교해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평창에 걸맞은 캠핑시네마를 하게 됐다는 점이죠.(웃음) 기존에 피크닉 시네마와 월정사, 바위공원 야외 상영 프로그램은 있었는데 캠핑시네마는 처음이거든요. 평창문화도시재단과 함께 ‘꿈의대화 캠핑장’과 ‘계방산 오토캠핑장’ ‘미탄 어름치마을’ 3곳에서 저녁 6시부터 마술공연과 음악공연을 본 뒤 저녁 8시부터 영화를 보는 프로그램인데 평창에서만 할 수 있는 기획이죠.”

지난 23일 저녁,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개막되고 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사실 평창영화제의 매력은 남다른 볼거리와 먹거리에 있다. ‘해피700’(인간이 가장 살기 좋다는 해발 700m를 의미)이 상징하는 평창의 풍광을 배경으로 야외 상영이 이뤄지는데다, 평창 한우, 황태구이, 막국수 등의 별미도 빼놓을 수 없다. “감자창고를 개조한 극장도 ‘평창’만의 특징이죠. 여기에 캠핑시네마까지. 영화를 보는 것만큼 영화제를 체험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걸어 다니다가 영화 보고 구름도 맞고 바람도 맞고 공연도 즐기면서 일상에서 영화적 경험을 하는 거죠. 관객들에게 축제와 더불어 휴양과 힐링이 됐으면 합니다.”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의 ‘평화 정신’을 잇자는 취지로 출범한 이 영화제는, 다른 영화제들과 달리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대면 영화제를 이어갔다. “코로나 기간에만 예산이 4억원가량 줄어 사무국 내 팀을 합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평소 영화를 잘 접하지 못하는 분들과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만나는 자리만은 이어가자’였어요. 지난해에도 주행사장인 평창 외에 철원, 양양, 태백, 정선 등에서 순회 상영회를 진행한 이유예요. (자신의) 영화가 상영될 기회가 없는 젊은 영화인들과 영화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주민들이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결국 문화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화제의 역할이기 때문이죠.”

지난 23일 저녁,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식에서 방은진 집행위원장(가운데)이 인사하고 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공

아울러 4년이 돼가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영화제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영화제 개최 기간이었던 6월17∼22일 동안 평창 대관령면 음식점과 카페 등 17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지역상권의 체감 매출액이 42% 증가했다는 응답이 나왔어요. 특히 조사 대상 중 3곳은 매출이 250% 상승했다고 응답하기도 했죠. 영화제와 지역 상권이 상생하는 결과가 나오는 있는 거죠.” 실제 평창영화제 사무국의 자체 조사 결과를 보면, 대관령면 식당, 카페, 주점, 관광지 등 10개 업체의 안심콜 출입자 일일 누적 등록량도 지난해 영화제가 열린 6월 셋째주(17∼22일)에 1191회를 기록하다 영화제가 끝난 넷째주에 726회로 64%가량 줄어든 수치를 보여 영화제 기간 동안의 외부 관광객의 유입 효과를 방증했다. 대관령 인터체인지(IC) 출입교통량도 평상시에 비해 4000여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방 위원장은 “평창영화제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국제문화예술행사 개최도시 시각이미지 개선사업’의 국비지원도 받는 등 성공적인 안착을 이어가고 있지만, 처음부터 수월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4년 동안 영화제 전반을 책임져온 그는 “영화제를 개최하려고 보니 대관령면에 극장이라고는 알펜시아 리조트 안 극장이 전부였다”며 “결국 감자창고 등을 비롯해 일상의 공간을 영화관으로 만들어서 영화를 상영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현재 평창영화제의 상영관은 알펜시아 오디토리움, 어울마당, 대관령 트레이닝센터 등 7곳에 이르고 모두 국내 최고의 영상·음향업체가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우크라이나의 포연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때 평화는 더욱 ‘오래된 농담’처럼 다가온다. “강원도는 우리나라에서 남북으로 나뉘어 있는 유일한 도입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한반도 자체를 봐도 평화를 주제로 한 영화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거부할 수 없는 테마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라는 건 당대의 사유 체계라고 생각해요. 영화제를 통해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죠. 할리우드 영화나 천만 영화만 계속 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한겨레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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