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드라마 등이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김혜린의 <비천무>, 양영순의 <누들누드>, 허영만의 <세일즈맨> 등의 한국의 인기만화 8편이 일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그동안 황미나의 <윤희>, 안수길의 <북간도> 등 일본 만화잡지에 연재된 한국 만화가의 작품이 현지에서 출간되거나, 이희재의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의 독특한 작품이 산발적으로 일본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의 출판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출간은 한국 자본의 일본 출판사인 타이거북스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출판 제작도 한국 내에서 이루어져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었다. 그리고 앞의 작품 이외에 <기생 이야기>(김동화), <그대의 연인>(한승원), <풀 하우스>(원수연), <호텔 아프리카>(박희정), <울트라 붐붐>(박산하) 등 다양한 취향과 장르의 작품이 포괄되어 있어서, 한국만화의 일본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고 일본만화계 자체가 참신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이때, 이미 영화로 소개된 <비천무>를 중심으로 한국만화가 일본 서점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후루야 미노루의 신작 <두더지>
<렛츠고 이나중 탁구부> <크레이지 군단> <그린 힐>의 청춘개그작가 후루야 미노루의 신작 <두더지- 부도덕한 시간>이 인터넷 사이트 ‘코믹스투데이’(comicstoday.co.kr)에 번역, 연재되기 사작했다. 올해 2월 일본 고단샤의 <영 매거진>에 연재되기 시작된 이 작품은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주인공이 겪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개그와 페이소스로 버무려놓고 있다. 주인공 스미다는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와 홀어머니가 사랑의 도피행을 떠나게 된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그의 초조한 일상 속에 감추어져 있던 이상한 분노가 터져나온다. ‘꿈꾸는 보통사람’을 증오하는 스미다. 웃음이 터져나오지만 다시 돌아서면 쓰라린 눈물을 흘리고 진지한 사색에 빠지게 만드는 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