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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보이 인 더 풀' 이민재
조현나 사진 백종헌 2025-05-15

우주(이민재)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영 실력을 지녔다. 그가 바다를 빠르게 가를 수 있었던건 발에 돋아난 물갈퀴 덕이다. 우주는 석영(효우) 외엔 누구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말한 적이 없다. 특출난 실력으로 고향을 떠나 선수 생활을 하던 우주는 점점 성적이 떨어지자 복잡한 심정을 안고 다시 고향을 찾는다. 2018년 영화 <살아남은 아이>로 데뷔한 뒤 배우 이민재는 영화 <전, 란>, 드라마 <치얼업> <일타스캔들> <약한영웅 Class 2>를 거쳐 <보이 인 더 풀>의 우주로 분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작품과 거리두기를 할 줄 아는 그에게선 신인답지 않은 미더움이 느껴진다.

- 실제로 수영을 즐기나.

= 물을 좋아한다. 어릴 때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땄다.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건 <보이 인더 풀>을 준비하면서부터다. 한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다이빙까지 배웠고 선생님이 “수영 선수 같은 몸을 지녔으니 자세만 신경 쓰면 되겠다”고 하셔서 디테일을 열심히 익혔다.

- <보이 인 더 풀>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던데 특히 어떤 부분이 그랬나.

= 대만과 일본 청춘물을 좋아하는데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장면들이 자연스레 상상됐고 잘 구현되면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어 꼭 참여하고 싶었다.

- 3년 전에 촬영해서인지 더 앳된 티가 난다.

= 그래서 우주가 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당시의 이민재만이 할 수 있는 연기였고, 지금의 이민재가 했다면 모든 것이 달랐을 것이다. 우주를 준비할 때 류연수 감독님이 “혼자 있을 때의 모습이 어떻냐”는 질문을 하셨다. 나는 MBTI가 ENFP이고 그만큼 사람 만나는 게 즐겁다. 그런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혼자 있을 땐 생각도 걱정도 지나치게 많더라. 감독님에게 말씀드렸더니 그런 내 모습을 담고 싶다고 하셨고 나도 나를 더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엔 맡은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기보다 주어진 대본을 잘 수행하는 게 중요한 연기를 했는데 <보이 인 더 풀>은 스스로를 깊게 관찰한 뒤 발견해낸 걸 표현하는 작업이었다. 이 영화에 전작 들과는 다른 나의 얼굴이 담겨 있어 신기했다.

- 물갈퀴가 옅어짐에 따라 성적도 떨어지자 우주는 돌연 수영을 쉬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 나도 종종 힘들 때 집 앞에 있는,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간다. 천천히 걷다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우주는 석영에게 해답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공유하고 기대고 싶었을 거다. 석영이 자신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니 까. 비록 석영이 우주가 기대한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말이다. 속상하면서도 그 덕에 마음을 다잡을 계기가 된다.

- 석영을 비롯한 여러 인물이 1등이 될 수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하고 좌절한다. 이러한 태도를 어떻게 바라보았나.

= 최근에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주로 내가 왜연기를 시작했고, 지금 왜 연기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이었는데 누군가는 이미 내가 배우 생활을 하고 있으니 꿈을 이룬 게 아니냐고 말한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 걱정, 불안은 여전하다. 그래서 예전에 아버지가 용기를 북돋 워주신 말을 생각하며 좀더 열정적으로 임해보 자고 다짐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연기로 전부 씹어먹고 싶다. (웃음) 그만큼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 지난 4월 공개된 <약한영웅 Class 2>에선 우주와 다른 분위기의 농구부 학생 현탁을 연기했다.

= 남고를 졸업해서 <약한영웅 Class 2>의 무드가 너무나 익숙하다. 우주는 나의 내면을 탐구해 그 속에 있던 걸 발견해 꺼내 쓴 거라 시간이 필요했는데 현탁이는 학창 시절의 기억 덕에 표현이 쉬웠다. 뒤로 갈수록 현탁인지 이민 재인지 모를 정도로 내가 많이 녹아들었다.

- 태권도를 10년 넘게 배웠다던데 극 중 현탁 역시 설정이 태권도 선수 출신이었다.

= 오디션 현장에서도 발차기를 선보였는데 그걸본 감독님이 지금까지도 ‘반했다’고 말씀하신 다. (웃음)

- 연기는 할머니의 제안으로 시작했다고.

=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보시던 할머니가 “너도 탤런트 한번 해봐라”라고 하시더라.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바로 연기학원에 등록했고, 학원에서 몇달 배운 뒤 곧바로 필름메이커스에 프로필을 올리는 등 직접 이곳저곳의 문을 두드렸고 그렇게 단역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롤이 커짐에 따라 고민도 달라졌지만 연기는 여전히 재밌다. 내 안의 무언가를 계속 발견해내고 그걸 카메라 앞에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이 무척 즐겁다.

- 차기작은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다.

= 20대 초반의 독고철(송승헌)을 연기하는데 좋아하는 상대가 나타나면 자주 웃는 캐릭터다. 장르도 로맨틱코미디이고 우주, 현탁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캐릭터라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 상반기를 <보이 인 더 풀> <약한영웅 Class 2>와 행복하게 보냈고 하반기 역시 건강을 잘챙기며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자 한다.

filmography

영화

2025 <보이 인 더 풀> 2024 <전, 란> 2019 <판소리 복서> 2018 <살아남은 아이>

드라마

2025 <금쪽같은 내 스타> <약한영웅 Class 2> <킥킥킥킥> 2024 <하이드> 2023 <드라마 스페셜 2023-우리들이 있었다> <오! 영심이> 2022 <일타 스캔들> <치얼업> <맷돼지 사냥>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2021 <보쌈-운명을 훔치다> <모범택시> 2020 <오! 삼광빌라> <트레인> 2018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3(웹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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