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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독의 다른 얼굴, <혼자 사는 사람들> 배우 공승연
이자연 2024-04-17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SM 연습생, 인기 아이돌 자매, 음악방송 MC. 배우 공승연을 둘러싼 다양한 수식어가 있지만 진짜 공승연을 관통한 말이라고 하긴 어렵다. 외모로 주목받은 대중의 시선이 벽이 되어 그의 진정한 연기력과 작품 분석력이 가려져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중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1인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모순적인 감정을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고 혼자 지내고 싶은 경계심과 타인에게 의지하고 싶은 정서적 욕망이 주인공 진아(공승연)를 뒤흔든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그동안 TV스타와 뷰티 모델로서 인지되었던 공승연의 낯선 얼굴을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 메마른 입술과 생기 없는 무표정, 굴곡 없는 목소리. 전에 없던 경험은 공승연에게도 자신을 확장하게 만들었다. “당시 내가 주연으로 나오는 장편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다는 것만으로도 떨렸다. 진아는 감정의 증폭이 크진 않지만 심리적 변화를 밀도 있게 밀고 나간다. 눈빛이나 손끝의 미묘한 디테일로 그 부분을 살리려 노력했다. 나도 내게 그런 표정과 얼굴이 있는 줄 모르고 지냈다. 이 작품으로 정말 많이 성장했다. 그래서 전주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을 때 지금까지의 시간을 이해받는 것만 같아 눈물이 났다. 전주영화제는 내 배우 인생을 바꿔준 계기다.”

영화가 개봉한 지 3년. 그 시간 동안 고독을 자처하는 현대인의 모습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잘 어울린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경험한 지금, 모난 것으로 여겨지던 개인주의적 성향은 하나의 취향으로 존중받게 되었다. 이 말은 모든 이들이 혼자의 삶을 행복하게 누리지만 동시에 각자의 외로움을 더 쉽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인의 마음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는 지금, 관객들에게 영화가 새롭게 다가올 거라 믿는다.” 한편 공승연은 차기작 <핸섬 가이즈>를 통해 장르적 변화를 시도한다. 음습한 마을 산장에 숨겨진 미스터리와 함께 재치 넘치는 코미디가 공승연을 다음 단계로 이끌어낼 예정이다. <핸섬 가이즈>에서 공승연은 이성민, 이희준 배우와 호흡을 마쳤으며 <티끌모아 로맨스> <머니백> 등에서 조감독을 거쳐온 남동협 감독과 함께했다. 이어 동명의 일본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로 따뜻한 힐링물을 전한다. 한번도 센터였던 적 없는 아이돌 출신 여행 리포터가 의뢰받은 여행을 대신 이행하며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야기에서 공승연의 담담하고 정직한 눈빛이 어떤 울림을 전할지 벌써 궁금하다.

봄철 추천하고 싶은 독립영화는?

“<지옥만세>(2022). 두 고등학생의 심리묘사가 아주 탁월하다. 모든 배우가 인물을 얼마나 공부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두 친구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연출도 좋았다. 신선하고, 독특하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꼭 외치고 싶어진다. 오키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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