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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부모의 이혼을 바라보는 아들의 감정은,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조현나 2022-02-23

그레이스(아네트 베닝)와 에드워드(빌 나이)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에드워드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었고 그레이스는 위로의 의미로 시를 들려줬다. 시는 에드워드에게 깊게 각인됐으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그만큼 단단치 못했다. 30여년을 함께하면서 에드워드와 그레이스는 각자 원하는 대로 상대를 해석하고 바라봐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29주년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에드워드는 새로운 사랑이 생겼다는 말과 함께 집을 떠난다. 남겨진 그레이스는 황망함과 외로움에 어쩔 줄 모르고 아들 제이미(조시 오코너)도 갑작스러운 부모의 별거에 충격을 받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은 <글래디에이터> <레 미제라블>의 각본가 윌리엄 니컬슨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1999년 윌리엄 니컬슨이 쓴 연극을 영화화했으며 부모의 이혼으로 큰 충격을 받았던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들었다. 때문에 부부의 이혼을 바라보는 아들의 감정적 여파가 상세하게 그려진다. 부모의 감정이 정리되기 전, 이들의 상황을 포용하는 아들의 시선이 주요하게 묘사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지나간 세월이 진정 사랑이었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두 중년의 상황을 우아하게 담아낸 것이 영화가 지닌 가장 큰 미덕이다. <러브 어페어>의 아네트 베닝과 <러브 액츄얼리>의 빌 나이가 그레이스와 에드워드의 상반된 분위기를 유려하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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