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할까요>는 배우들의 힘에 의존하는 영화다. 이혼식이라는 소재를 빼면 플롯 자체가 신선하거나 색다를 것 없이 진부하고 뻔한 편이다. 이혼한 현우와 선영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펼쳐지는 전반부와 상철이 끼어들어 삼각관계가 형성되는 미묘한 대립의 후반부로 이뤄지는 영화는 예상 가능한 지점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예상 가능한 지점에서 갈등을 마무리한다. 나름의 반전이라고 할 만한 후반부의 설정이 있지만 특별하거나 감동적이진 않다.
<두번할까요>에서 관객이 가장 크게 폭소를 터트릴 만한 부분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3)의 패러디 신이다. 현우와 상철의 학창 시절 회상 신에서 두 사람은 <말죽거리 잔혹사>의 현수(권상우)와 종훈(이종혁)이 되어 그 유명한 ‘개싸움’을 재현하는데, <말죽거리 잔혹사>를 인상깊게 본 관객이라면 재미있게 볼 장면이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에서 광기 어린 복수자 수남 역할을 뛰어나게 소화했던 이정현의 연기 변신 또한 눈에 띈다. 현우와 상철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얄궂은 언행을 보여주는 선영은 이정현의 사랑스러운 연기를 통해 차마 미워할 수 없는 히로인으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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