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가 등장하는 영화
화가의 삶은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특히 화가들의 열정적인 사랑은 언제나 범인들을 사로잡아왔다. 그림 자체의 매력도 한몫했다. 스크린에 펼쳐진 명작은 어떤 특수효과 없이도 관객을 황홀하게 만들 수 있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1660년대 네덜란드 델프트. 그리트(스칼렛 요한슨)는 화가 베르메르(콜린 퍼스)의 집에 하녀로 보내진다. 문제는 일개 하녀에 불과한 그리트가 베르메르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 영화 속 잔잔하고 투명한 화면은 베르메르 특유의 서정적인 그림체와 썩 잘 어울린다. ‘북구의 비너스’라 불리는 명작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그리트의 얼굴 위로 겹쳐지는 장면은 잠시 숨을 앗아갈 정도로 아름답다.
<물랑루즈>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물랭루주’의 가수 샤틴(니콜 키드먼)과 크리시티앙(이완 맥그리거)의 사랑을 그린 영화. 주인공들의 사랑은 픽션이지만, 이 영화에는 실존인물인 앉은뱅이 화가 로트레크(존 레기자모)이 등장한다. 로트레크는 실제로 ‘물랑루즈’을 자주 찾아 그곳 여자들을 스케치했다고 한다. 그의 그림에 라 굴뤼, 잔 아브릴 등 무희들의 모습을 많이 담긴 것은 이 때문이다.
<프리다> 프리다 칼로(셀마 헤이엑)는 어린 시절 전차가 버스와 부딪히는 사고로 크게 다친다. 두팔만 간신히 움직이는 고통 속에서도 그녀는 그림을 그린다. 몇년 뒤 멕시코 최고의 화가이자 바람둥이인 디에고(앨프리드 몰리나)를 찾아가 자신의 그림을 평가해달라고 부탁하는 프리다. 디에고가 당돌한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영화는 멕시코 특유의 색채가 돋보이는 프리다의 그림과 비극적이지만 뜨거웠던 그녀의 삶을 적절히 배합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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