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시(데미안 루이스)와 헨리(토머스 제인) 등 친구들은 한 아이를 불량스런 학생들의 위협에서 구해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존시 등은 신비스런 능력을 하나씩 지니게 된다. 그리고 존시를 비롯한 네명의 친구들은 더욱 강한 우정을 공유하게 된다. 2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존시가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는 잠시 사망했다가 다시 눈을 뜨는데 어렸을 적 환상을 보았노라고 헨리에게 말한다. 사냥여행을 떠난 헨리 일행은 어느 길 잃은 사냥군을 구조해주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냥군은 끔찍한 출혈과 함께 사망하고 정체불명의 괴물이 헨리와 친구들을 공격한다.
■ Review‘드림캐처’란 북미 인디언들 사이에서 전해오는 하나의 상징물이다. 잠잘 때 머리맡에 손수 만든 드림캐처를 매달아놓으면 악몽을 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쁜 꿈을 걸러내고 좋은 꿈만 받아들이게 된다는 의미다. 영화 <드림캐쳐>를 보고 있으면 어느 정도 제목의 속뜻을 이해할 수 있다. 영화는 악몽의 연속이다.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먼저 기막힌 설경이다. 세상은 하얗게 숨을 죽이고 있으며 끝없는 숲의 행렬이 이어진다.
여기 네명의 남자가 도착해 알 수 없는 일을 겪는다. 동물들은 떼를 지어 어디론가 도망치고 숲에서 길을 잃었다는 어느 남자는 한숨을 돌린 뒤 연신 고약한 트림을 해댄다. 그의 뱃속에선 어떤 ‘생명체’가 불길하게 꿈틀거린다. 이후 스크린은 흰색을 대신해 강렬한 붉은색을 택한다. 본능과 피의 색깔이다. 살인과 공포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드림캐쳐>를 설명하는 적절한 키워드가 있다. 원작자가 스티븐 킹이라는 것. <캐리>와 <샤이닝>, 그리고 <미져리>와 <그린 마일>까지 스티븐 킹의 원작은 영화와 소설 마니아들을 함께 사로잡았다. <드림캐쳐>는 아마도 스티븐 킹 원작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어린 시절 하나의 공통된 ‘체험’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 이야기라는 점에서 <드림캐쳐>는 같은 원작자의 소설을 영화화한 <스탠 바이 미>(1986)를 연상케 하는 구석이 있다. <드림캐쳐>는 스티븐 킹의 머리에서 태어난 작품 중에서 유독 코믹한 영화로 꼽을 수 있겠다. 지구인의 몸에 서식하는 외계의 존재, 그리고 이를 둘러싼 소동극은 심각하거나 공포스러운 대신, 웃음을 자아낸다. 게다가 외계의 괴물체가 출현하는 방식은 최근 유행했던 ‘화장실 유머’의 엽기성을 닮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믿거나 말거나. 같은 이유로 <드림캐쳐>는 풍부한 유머가 잠복한 공포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영화에서 ‘감염’ 모티브는 재차 강조된다. 이상한 붉은 반점이 생긴 지역주민들은 군인들에 의해 격리수용된다. 어디론가 피신하는 동물들 역시 몸에 붉은색을 띠고 있다. 이후 헨리 등 친구들은 이 반점이 외계 존재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비유는 <보디 에어리언> 등 호러 SF에도 등장했는데, <드림캐쳐>의 영웅은 이 붉은 반점을 세계에 퍼뜨리려는 세력에 저항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영웅들에게 특별한 유년의 기억이 있었다는 점. 우연한 계기로 한 소년을 도운 헨리, 그리고 친구들은 타인의 생각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 등 초인적 힘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또한 외계의 존재는 헨리 등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렇듯 심리적 체험을 바탕으로 초자연 현상을 부각하는 기법 역시 스티븐 킹 특유의 스토리텔링 기법 중 하나다. <드림캐쳐>는 개인적인 판타지 세계를 거쳐 현대 미국사회에 잠복한 악몽, 즉 군국주의의 기운 등을 슬쩍 부각시킨다.
<보디 히트>(1981)를 대표작으로 거느린 로렌스 캐스단은 미국 장르영화의 전통에 능한 감독이다. <프렌치 키스>와 <멈포드> <우연한 방문객> 등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전통적 드라마의 장인다. 그러나 <드림 캐쳐>에선 남미 환상소설에서 볼 수 있었던 인물의 갇힌 ‘의식’을 강조하는 시각 모티브를 응용하는 등 부분적인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영화에서 감독의 서명을 발견할수 있는 대목은 헨리 등의 과거에 관한 묘사들. 아주 사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캐스단 감독은 누구나 한번쯤 통과했던 어린 시절의 빛바랜 꿈, 우정을 솜씨 좋게 되살려내고 있다. 그것은 결국, 지구의 운명을 구원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드림캐쳐>는 IMDB 사이트의 집계를 보면 10점 만점에서 5점을 약간 상회하는 관객반응을 얻었다.
:: <드림캐쳐>와 함께 상영하는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매트릭스> 마니아 모여라!
짧은 단편애니메이션이 <드림캐쳐>와 함께 극장가를 방문한다. 9분짜리 애니메이션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Final Flight of the Osiris)은 <애니매트릭스> 시리즈 중 한편. <매트릭스>의 숨겨진 이야기, 앞으로 전개될 방향 등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트릭스> 마니아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은 <애니매트릭스> 시리즈 중에서 <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이야기 모태가 된다는 점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에서 ‘오시리스’는 아마도 이집트 신화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저항군은 기계군대인 센티넬의 공격을 알아챈다. 그리고 그 소식을 알리기 위해 한 여자대원이 매트릭스로 들어간다. 나머지 대원들은 기계군대와 맞서 싸우고 그중 많은 이들은 장렬하게 전사한다.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은 <애니매트릭스>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기술에 많이 의존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어느 남자대원과 여자대원이 검술 대련을 갖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둘은 마치 장난을 치듯 서로의 옷을 하나씩 날카로운 검으로 잘라내고 달랑 속옷만 걸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CG로 표현한 장면임에도 사실성이 실사영화에 비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캐릭터들 피부의 느낌, 그들의 숨소리까지 세밀하게 스며들어 있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디지털애니메이션이라는 인상을 거의 남기지 않는 것이다. 액션장면도 박력있다. 매트릭스로 진입한 여자대원, 그리고 센티넬에 맞선 대원들의 전투는 새로운 <매트릭스> 시리즈가 ‘스펙터클’ 견지에서 전편에 비해 극도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될 것임을 짐작게 한다. 그것은 <스타워즈>나 가 SF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듯 <매트릭스> 역시 디지털 기술의 새로운 쾌거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한 작품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은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각본을 썼고 조엘 실버가 제작했다. 감독은 앤디 존스. 그는 디지털 도메인사에서 애니메이터로 작업했으며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여러 극영화의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일했으며 <파이날 판타지>에서도 또한 애니메이션 파트에서 경력을 쌓았던 적 있다.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가치는 <매트릭스> 새 시리즈의 출발과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더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