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재개봉한다. 폭력과 배신으로 점철된 한 여성의 삶을 쇼처럼 연출한 이 작품은, 2006년 일본에서 개봉해 기이한 형식과 가학적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화려한 색채, 뮤지컬의 혼합, 과장된 연기 연출은 한 인물의 파국을 시각적 퍼포먼스로 포장하지만 그 안에는 외면당한 삶이 끝내 어디로 향하게 되는지를 끝까지 밀어붙여 보여주는 냉혹함이 담겨 있다. 유년기의 상처를 품고 자란 마츠코(나카타니 미키)는 성인이 된 뒤에도 비인간적인 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된다. 그는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갈망하지만, 반복적으로 착취당하고 버림받으며 자신을 혐오하기에 이른다. 최소한의 울타리도 없이 홀로 남겨진 존재가 세상의 공격에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보여주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은 비인간적 폭력에 희생된 존재의 기록이자 자기방어의 기본자세를 익히지 못한 이의 비극적 전시물이다. 이 영화는 마츠코를 위로하거나 구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뮤지컬 형식을 빌려 슬픔을 노래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시각적 퍼포먼스로 소비하게 만든다. 한국에서 처음 개봉된 2007년과 재개봉하는 2025년 사이 관객의 시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때는 마츠코를 단순히 불행하고 안쓰러운 인물로 봤을지 모르나 지금 다시 마주한 마츠코는 비인간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각성시킨다. 그는 타인의 사랑을 얻지 못한 인물이라기보다 타인의 폭력과 이기심에 파괴된 존재다. 내가 나를 외면할 때 얼마나 위태로워지는가를, 스스로 보호하지 않으면 자신조차도 적의 편에 선다는 사실을 마츠코는 비극으로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