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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심야카페: 미씽 허니', 커피냐, 술이냐. 하나만 마시든지, 잘 섞든지
김철홍(평론가) 2022-11-16

남편이 결혼식 당일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경찰인 윤(채서진)은 자신의 전공을 발휘해 남편 태영(이이경)을 찾아보려 하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다. 웨딩드레스도 갈아입지 않은 채 태영을 기다리다 잠이 든 윤은 갑작스러운 휴대폰 알림 소리에 깨어난다. 태영의 핸드폰에 설치된 ‘커플 앱’이 위치를 알려준 것이다. 드레스 차림으로 길을 떠난 윤이 도착한 곳은 외딴곳에 언제부터 운영됐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한 심야 카페다. 자정에 문을 열어 해가 뜨면 문을 닫는다는 이 카페에서 윤은 사라진 태영을 만나지만, 이상하게도 태영은 윤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태영뿐만이 아니다. 알쏭달쏭한 말만 반복하는 카페 주인과 시대를 가늠하기 힘든 인테리어, 그리고 어느 시대 사람인지 알기 어려운 복장을 하고 있는 카페의 다른 손님들까지. 윤은 카페 주인이 제조한 ‘더블 위스키 아이리시 커피’를 마시며 상황을 파악해보려 한다.

<심야카페: 미씽 허니>는 비현실적인 공간인 ‘심야 카페’를 중심으로 사라진 남편을 찾는 서사가 결합된,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영화는 어느 정도 요즘 시대의 청년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도 한데, 그건 태영이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상태라는 설정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메인 서사로 다루기보다는 카페의 많은 손님들 중 한명의 사연으로 배치한 뒤, 종종 다른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주인공이 카페인지, ‘미씽 허니’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신비한 공간도, 손님들의 애틋한 사연도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도) 매력이 없지 않아서 더욱 아쉽다. <아내가 결혼했다> <두 여자> 등을 연출한 정윤수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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