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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적의 시점으로 바라본 한산대첩. 승리의 쾌감은 배가된다 '한산: 용의 출현'
조현나 2022-07-27

1592년 4월13일, 왜군의 침략으로 임진왜란이 발발한다. 기습적인 공격으로 순식간에 한양의 도성을 잃고 선조는 평양으로 거처를 옮긴다. 왜군들은 조선을 정복하고 나아가 중국, 인도까지 손에 쥐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이들의 행보를 막아선 이가 바로 이순신 장군(박해일)이다. 왜군들이 북진하려면 해상로를 확보해 물자를 보급받아야 하는데 이순신이 이끄는 해군이 이 창구를 완전히 차단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선은 여전히 수세에 몰려 있고, 위기를 돌파할 요량으로 이순신은 새로운 전략을 세운다.

<한산: 용의 출현>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삼부작 중 <명량>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명량해전보다 5년 앞선 한산대첩을 다룬다. 영화는 한산대첩이 벌어지기 전, 왜군과 조선군 양측이 서로 첩자를 보내 적군의 상황을 파악하고 전술을 바꿔 대처하는 시점부터 충실히 묘사한다. 이순신 장군, 왜군 장수 와키자카(변요한)를 비롯한 군사들의 캐릭터 및 관계를 그리며 관객이 텍스트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적군인 와키자카의 시점에서 서술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왜군의 상황은 파악 가능한 반면 조선군의 전술은 완벽히 알아채기 힘들다. 와키자카가 조선군의 작전, 거북선이라는 히든카드까지 파악한 상태로 참전하는 과정을 공들여 그리면서도 이순신 장군의 패는 최후의 순간까지 꺼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로 인해 결과를 알고 보는 전투임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인내한 끝에 왜군을 격파했을 때의 쾌감 또한 극대화된다. 고요한 물과 같은 박해일과 불같은 에너지를 드러내는 변요한의 대비, 조연배우들이 이루는 앙상블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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