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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좋지만 몰라도 상관없는 것들, 몰상식 대백과
권민성 2006-02-22

카사노바는 바람둥이였을까? 선장은 침몰하는 배에서 마지막에 탈출하기로 돼 있을까? 여자는 남자보다 술에 빨리 취할까? 당연한 상식도 제대로 알고 보면 틀리는 일이 허다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의 ‘진실 혹은 거짓’을 밝혀낸 몰상식 사전을 만들어보았다. 당신은 과연 몇개나 맞힐 수 있는가?(참고: 본문의 일부는 <우리가 잘 모르는 191가지 상식과 146가지 상식 오류사전>을 참고했다).

Q1. <카사노바>의 카사노바는 여자 유혹하는 게 직업이었다?

<카사노바>

우리가 희대의 바람둥이이자 사기꾼, 도박가 정도로만 알고 있는 카사노바. 그러나 그의 이력을 알면 아무도 그를 ‘색정남’이라고만 부를 순 없을 것이다. 그의 본명은 지아코모 지톨라모 카사노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배우의 아들로 태어나 파도바대학에서 민법과 교회법으로 학위를 받았다. 법학 박사이면서 비밀 외교관, 종교 철학자, 사제,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했으며, 프리메이슨 비밀결사 단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18세기 유럽의 지식인이었던 그가 호색한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그의 자서전 <내 인생 이야기> 때문. 이 책엔 그가 유럽 전역을 여행하면서 122명의 여인들과 함께한 사랑 이야기 외에도 당대 지식인으로서 예술관, 종교관 등도 함께 담고 있다. 결국 그가 바람둥이 이미지로 남게 된 것은 자업자득인 셈.

Q2.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는 술에 잔뜩 취해 방바닥이고 지하철에 앉은 대머리 아저씨고 할 것 없이, 빈대떡을 몇번씩이나 부쳐댄다. 그 이유는 여자가 남자보다 술에 빨리 취하기 때문이다?

남자의 몸은 60%가, 여자의 몸은 54%가 물로 되어 있다. 여자가 혈액의 양이 적으니 혈중 알코올 농도가 진해져 더 취하게 되는 것이다. 또 여자는 남자보다 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다. 알코올은 지방에는 흡수되지 못하므로 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제(除)지방량이 술을 담아두는 기능을 하게 된다. 즉 몸무게와 근육이 많은 사람일수록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 것. 한편 간에서 나오는 알코올 분해 효소는 개인차일 뿐 남녀차와는 무관하다.

Q3. <오! 브라더스>의 12살 봉구는 조로증 환자다. 그는 늙은 외모 때문에 이복형 상우 대신 채무자들에게 돈 받는 일을 한다. 거의 조폭 수준의 힘과 탱탱한 피부를 자랑하는 봉구. 하지만 살날은 얼마 안 남았다?

<오! 브라더스>

조로증(早老症)은 길포드증후군(Gilfordn Syndrome)이라고도 한다. 조로증은 실제 나이보다 신체 노화가 4배 빨리 진행되는 병이다. 즉 일생이 몇해로 압축되는 셈. 조로증에 걸린 어린아이는 7∼8살에 벌써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머리털이 빠지며 얼굴이 노인처럼 쭈글쭈글해진다. 몸이 작고 치모(恥毛)가 없으며, 피부에는 주름이 많고 흰 털이 많아서 외관이나 행동은 노인같이 보인다. 느끼는 것부터 말이나 행동도 노인처럼 하다가 11∼12살에 죽는다. 지난해 미국 <ABC>에 소개된 13살 세스 쿡도 생후 18개월부터 조로증 증세를 앓아왔다. 그는 현재 왜소한 체구에 머리털이 하나 없고 체내 혈액이 점점 응고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 병은 선천적인 내분비계, 특히 부신피질 ·뇌하수체전엽의 발육부전 때문이라고는 하나, 확실한 원인과 치료 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오! 브라더스>의 봉구는 조로증 환자라고 하기엔 너무 탱탱하고 힘이 센 듯.

Q4. 아기의 울음소리는 자명종 소리보다 더 크다?

일반적으로 85데시벨이 넘는 소리는 청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아기가 욕구 불만으로 우는 소리는 100데시벨. 아침 잠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80db)보다 크고 자동차 경적 소리(120db)보다 약한 정도다. 만일 생후 3개월 미만인 아기가 너무 울어 소음 공해마저 일으킬 때는 드라이기나 세탁기, 진공청소기 소리 등을 들려주면 좋다. 일정하게 소음을 내는 기계음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와 같은 편안함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Q5.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앤디, <파이란>의 강재, <아는 여자>의 동치성,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봉수….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노총각이란 것. 만일 이들이 고대 로마에서 태어났다면 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30살이 넘도록 총각으로 남아 있으면 선거권도 박탈당했으며 누드촌에 들어가는 것도 금지됐었다. 또 결혼적령기를 넘긴 노총각에게는 특별히 세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총각세’(總角稅)라고 불리는 이 세금은 사회보장이 발달한 스웨덴에서는 아직도 시행 중이다. 또 1999년 이탈리아 남부 ‘바스토키라르디’라는 마을의 빈센초 벤디티 시장도 총각세안을 낸 적이 있다. 그는 마을 인구가 크게 줄어들자 70명의 마을 독신 남성들에게 “결혼하지 않으면 2500달러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콘돔에 구멍을 뚫어놓는 방법을 비롯해 기저귀를 사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 온갖 방법이 실패한 뒤 고안해낸 고육지책이었다고.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이탈리아 헌법과 부합하지 않아 법제화되진 못했다.

Q6. <왕의 남자>의 이준기 때문인지 예쁜 남자와 여장남자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여장남자 신드롬은 브래지어의 기원까지 올라가면 새삼스러운 일이 될 정도. 그건 바로 최초로 브래지어를 한 사람이 남자였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

최초로 근대적 브래지어가 나타난 것은 1913년이었다. 뉴욕 사교계의 꽃 메어리 펠프스 야코브스는 파티에 입고 갈 옷이 없었다. 그녀는 하녀에게 두장의 하얀 손수건, 리본, 끈을 이용해 뒤가 없는 짧은 브래지어를 만들었다. 그녀는 급조한 브래지어를 친구에게 새로 만들어 선물했고 이것이 인기를 얻자 1914년 11월, 뒤가 없는 브래지어를 특허 출원했다. 이후 그녀는 워너브러더즈 코르셋사의 디자이너로부터 1500달러를 받고 브래지어 특허권 팔았다. 브래지어 디자인은 이후에도 발전을 거듭해 1920년에는 신축성이 있는 천이 고안되고, 1930년대부터 끈 없는 브래지어가 등장, 오늘에 이르렀다.

Q7. <타이타닉>의 선장은 침몰하는 배를 마지막까지 지킨다. 법률상 선장은 마지막에 탈출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선장은 멋지게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준 사람이었지만, 현실에선 바보나 다름없다. 항해시 조난 사고가 발생하면 자신을 구하라는 게 기본 원칙이다. 선장도 예외일 수 없다. 만일 선장이 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구명선에 올라타더라도 국제 항해법상 그를 처벌할 수 없다. 물론 그럴 경우, 배의 승무원과 선장이 승객들 중 부녀자를 먼저 탈출시킨다는 불문율이 있다. 하지만 둘도 아닌 하나뿐인 목숨이 떨어질 판에 그런 정의감을 불태울 선장이 몇이나 되겠는가.

Q8. <브로크백 마운틴>의 청년 에니스는 양치기 시절 만났던 남자 잭을 잊을 수 없어 4년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한다. 결혼의 행복도 이혼 재판장의 짧은 망치 소리에 쉽게 잊혀진다. 하지만 더 쉬운 이혼 방법도 있다. 예컨대 이집트에선 5분 만에 이혼 수속이 끝난다?

<브로크백 마운틴>

일부다처제로 부인을 4명까지 둘 수 있는 나라 이집트. 그곳에선 남편이 아내에게 “나는 당신과 이혼한다”고 세번 말함과 동시에 이혼 수속이 끝나버린다. 하지만 이것도 부자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이집트 남자들은 이혼하게 될 경우 위자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혼은 5분에 끝날지라도 사후 처리까지는 50년이 걸릴지 모를 일. 여기에 2000년 개정된 개인지위법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비준한 새 이혼법에 따라 이제 남편과 성격이 맞지 않는 여성도 이혼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재정적 권리를 포기하고 남편이 결혼지참금으로 결혼 전에 친정에 지불한 돈을 돌려주는 조건이라고. 그 밖에 다른 나라에서 이혼 수속에 걸리는 시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8개월, 네바다주에선 24시간, 도미니카공화국은 12시간이 걸린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이혼율이 높은 나라는 인도 남서쪽 조그만 섬으로 구성된 말디베스다. 이곳에선 1년에 1천명이 결혼해서 10년 안에 250명, 30년 안에는 750명이 이혼한다.

Q9.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오드리 헵번을 꿈꾸는 여자 오선희는 <곽씨네 하우스> 앞에서 커피숍을 운영한다. 그녀와 구두쇠 극장주 곽 회장은 늘 커피를 앞에 놓고 데이트를 즐기는데…. 하지만 16세기에 이러다 걸리면 죽었다?

16세기와 17세기경에는 커피를 마시다 발각되면 사형당했다. 하지만 커피의 성분을 잘 따져본다면 ‘커피 한잔의 여유’란 현대의 카피는 ‘커피 한잔의 불안’으로 수정해야 할 듯싶다. 커피 한잔 속에는 85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2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면 숨이 가빠지고 초조해진다. 1000mg 이상인 경우에는 귀와 손발까지 떨려온다. 오랫동안 많은 커피를 마시면 심장과 혈압에 나쁜 영향을 주고 불면증 혹은 췌장암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Q10. <남극일기>에 나온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으면 자유의 여신상 코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다?

남극에선 1.6km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도 전화 대신 육성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 이유는 두꺼운 얼음 때문. 너무 추워 감기 바이러스마저 도망간 남극에서는 차갑고 밀도 높은 공기와 매끄러운 얼음이 소리의 전달을 도와준다. 남극의 얼음 두께는 평균 4828m로 2000만년 이상 동결된 상태였다. 만약 이 두꺼운 얼음이 녹는다면 온 지구가 물로 뒤덮일 것이다.

Q11. <블레스 더 차일드>에서 알코올 중독자인 제나가 코디를 낳는다. 코디는 자폐 증상과 초인적인 능력을 동시에 나타낸다. 이처럼 알코올 중독인 여자가 낳은 아이는 실제로 초능력을 갖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인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보통 아기의 평균 몸무게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 키도 평균보다 20% 정도 작으며 지능지수도 85를 넘지 못한다. 머리의 크기도 몹시 작으며 얼굴, 팔다리 등도 비정상이 된다. 성장할 때도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느리고 운동 능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영화 속 코디처럼 인형같이 예쁜데다 초능력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 <맨 인 블랙>의 외계인이라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