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소란과 불안에도 OTT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스타 작가의 차기작, 톱배우의 복귀작, 신예감독의 영화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굳건한 팬덤을 지닌 예능프로그램의 새 시즌도 마찬가지다. 믿음직한 창작자들의 귀환과 신선한 재능의 출현을 고대하며 국내 주요 OTT 플랫폼의 2025년 하반기 라인업을 소개한다. 각사의 콘텐츠 전략을 엿볼 수 있도록 2026년 공개를 예고한 작품들도 알린다.
넷플릭스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가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관객과 대면한다. 데뷔작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김태준 감독의 스릴러 <84제곱미터>, <십개월의 미래> <힘을 낼 시간>의 남궁선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고백의 역사>, <길복순>의 스핀오프 영화 <사마귀>를 겨울이 오기 전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인 이태성 감독과 <사마귀> 각본을 함께 쓴 변성현 감독의 신작 <굿뉴스>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받았다.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9월 중 영화제 프리미어 이후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될 전망이다. 올여름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극장을 찾는 김병우 감독의 재난물 <대홍수>도 연말 공개를 점치고 있다.
한편 <오징어 게임> 피날레를 맞은 넷플릭스의 시리즈 보따리는 여전히 두둑하다. 7월 <트리거>, 8월 <애마>를 시작으로 <은중과 상연> <캐셔로>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자백의 대가> 등이 연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중 연초부터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드라마는 전작 <더 글로리>로 넷플릭스 시청자를 사로잡은 김은숙 작가의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 당초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이 하차하는 등 잡음이 있었지만 김은숙 작가의 로맨틱코미디에서 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재회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애정 어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우빈은 천여년 만에 인간 세계에 개입하는 램프의 정령 지니를, 수지는 그를 만나 세 가지 소원을 꼽아보는 여자 가영을 연기한다. 지난해 두바이 로케이션 촬영도 이뤄졌다.
예능프로그램으로는 <크라임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시즌 <크라임씬 제로>, <피지컬: 100>의 세 번째 시즌 <피지컬: 아시아>가 각각 3, 4분기 공개를 계획했으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과 <솔로지옥>의 새 시즌 제작 소식도 전해졌다.
디즈니+
<하이퍼나이프> <나인 퍼즐>로 상반기 존재감을 굳힌 디즈니+는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파인: 촌뜨기들>로 하반기 문을 연다. <범죄도시>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이 도굴꾼들의 바다 속 보물찾기를 연출했고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배우가 1970년대의 인간 군상을 연기한다. <작은 아씨들>을 함께한 정서경 작가와 김희원 감독의 차기작 <북극성>도 올해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배우 전지현이 명망 높은 외교관으로, 강동원이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으로 분해 합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다. <내부자들> <하얼빈>의 우민호 감독이 배우 현빈과 재회한 <마약왕> 스핀오프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디즈니+ 최초의 한국 사극 시리즈 <탁류>, 드라마 <모범택시>와 영화 <범죄도시4>를 집필한 오상호 작가의 신작 <조각도시>가 그 뒤를 이을 듯하다.
티빙-웨이브
드라마 라인업으로 티빙은 <친애하는 X> <빌런즈>, 웨이브는 <S라인> <리버스>를 예고했다. 그중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친애하는 X>와 <S라인>이 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친애하는 X>는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이 연출한 멜로 스릴러로 배우 김유정과 김영대가 처절한 로맨스를 그릴 것으로 알려졌다. <S라인>은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이목을 끌었다. 배우 이수혁, 이다희, 그리고 걸그룹 오마이걸 출신 배우 아린이 육체적 관계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 붉은 선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충돌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티빙은 역대 누적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자랑하는 리얼리티쇼인 <환승연애> 네 번째 시즌 제작에 돌입한 가운데 애니메이션 세편도 준비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와 세계관이 연결된 <테러맨>, tvN 드라마 <구미호뎐>의 프리퀄 <구미호뎐: 연의 시작>, 그리고 웹툰 <나노리스트>를 영상화한 애니메이션이 대기 중이다.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는 프리미엄 스포츠 중계와 <SNL 코리아>라는 양대 정체성을 유지한 채 콘텐츠의 가지를 뻗어나가고 있다. 8월3일 UEFA 유로파리그 우승팀 토트넘 홋스퍼와 카라바오컵 우승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챔피언 매치’를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2NE1이 이날 하프타임 무대를 장식한다. 박지성을 필두로 은퇴한 축구선수들이 팀을 결성해 가상의 리그를 치르는 <슈팅스타>,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 ‘MZ오피스’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직장인들>은 각각 시즌2로 돌아온다. 2023년 흥행한 <소년시대>도 시즌2 제작을 확정, 2026년 상반기 촬영을 목표로 한다. 시즌2의 무대는 바닷가에 자리한 수산고등학교라고 한다. <소년시대>를 기다리는 동안 예비역 특공대로 뭉친 배우 윤계상과 진선규의 코믹 액션 <UDT: 우리 동네 특공대>를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이기도 한 이 드라마는 ENA로도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