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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음’에서 시작해 ‘희망’으로 끝난다, 존 크러진스키 감독, 배우 케일리 플레밍
송경원 2024-05-24

케일리 플레밍, 존 크러진스키(왼쪽부터).

-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와 전혀 다른 가족 판타지를 차기작으로 골랐다. 직접 각본을 쓰는 등 이 작품에 굉장한 의욕과 오랜 애정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

존 크러진스키 언제나 상상 속 친구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어떻게 제작할지 뚜렷하게 감이 잡히지는 않았다. 그러다 어린이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계와 그들이 바라보는 자신들의 모습, 자신들의 가장 자랑스러운 모습에 대해 더욱 사실적인 조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의 친구’들은 그저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아니라 어린이들의 소망, 꿈과 야망, 도전정신을 담은 타임캡슐이다.

- 주인공 소녀 비 역을 맡은 케일리 플레밍은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한다.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케일리 플레밍 <워킹 데드> 시즌 촬영을 끝낸 뒤 잠시 연기를 쉬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다. 얼마 뒤 에이전트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존 크러진스키가 이런 영화를 만들고 있으니 네가 오디션에 응시해봤으면 한다’는 거였다. 바로 한다고 했다. (웃음)

존 크러진스키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 “어떤 일을 겪고 있는 여자아이가 있는데, 그녀가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의 상상과 상상 속 친구들을 재방문한 후 ‘아무리 나쁜 시기를 겪고 있더라도 이렇게 많은 행복이 항상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걸 완벽히 소화할 배우를 찾는 게 관건이었다. 그때 케일리를 만났다. 오디션을 마친 후 라이언 레이놀즈가 내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그래서, 우린 이제 집에 가도 되죠?”

- 곰인형, 구미베어, 유니콘은 그렇다쳐도 비눗방울, 심지어 얼음조각까지, ‘상상의 친구’를 디자인한 상상력이 기발하고 다채롭다.

존 크러진스키 각본 작업 때 ‘상상의 친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낙서처럼 그리며 썼다. 이후 프로 아티스트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명확한 디자인을 잡아나갔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 주변의 영향도 받았다. 블루는 처음부터 스티브 카렐이 목소리 연기를 맡기로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를 생각하며 디자인했다. 기본적으로 극 중 인물들의 나이에 따라 이프가 창조된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스타일적으로 시대적 특성을 명확히 하고 싶었다. 가령 ‘블라썸’은 초창기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느낌을 주려 했다.

- 실사와 CG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작품이라 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케일리 플레밍 어떤 ‘상상의 친구’냐에 따라 모두 다른 경험이었다. CG 캐릭터 위치에 사람, 동물 인형, 때론 강아지가 있기도 했다. 감독님의 최애는 코스모였다. 극 중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매달려 있는 역할로 나오는 코스모를 가지고 라이언을 괴롭히길 좋아했는데, 덕분에 현장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존 크러진스키 배우와 연출을 동시에 맡는 일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를 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촬영 현장이 아닌 딱 하루만 진행되는 연극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이 영화는 ‘마음’ (heart)에서 시작해 ‘희망’(hope)으로 끝난다. 덧붙인다면 정말 깊게 사랑했던 무언가로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영화 속에 “네가 사랑한 그 무엇도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아”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영화의 주제를 설명하는, 정말 강렬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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