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TT 플랫폼은 요새 어떤 콘텐츠를 물색 중일까. K-OTT 사들이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플랫폼의 초창기 입지를 굳힐 킬러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웨이브, 목표는 웰메이드 드라마
국내 OTT사 중 월간활성이용자수(MAU) 365만명(2021년 5월 기준)으로 국내 플랫폼 중 1위를 차지한 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 확보에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찬호 웨이브 콘텐츠전략본부장은 윤성호 감독의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섹시 코미디 드라마 <유 레이즈 미 업> 등을 “시간 배열 방식의 선형적(linear) 미디어인 방송 채널에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높이 샀다. 웨이브는 현재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의 크랭크인(7월1일)을 앞두고 있다. 총 16부작인 <트레이서>는 12월 초에 8부작씩 끊어 시즌1을 선공개할 예정이다.
티빙, 컨셉추얼하고 영화적인 소재 찾는다
6월2일, CJ ENM이 5년간 콘텐츠 제작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화제에 오른 티빙은 “‘tvN과 JTBC의 다시 보기’라는 이미지에서 타깃 구독층을 더 넓혀가는 과정”에 주력한다. 황혜정 티빙 콘텐츠사업국 국장은 “OTT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컨셉추얼하고 영화적인 소재”를 찾고 있다. 배우 캐스팅은 물론 감독, 작가, 원작의 선택 기준에 있어서 대중성과 인기도 강조했다. 황 국장은 숏폼, 미드폼 콘텐츠가 신진 작가들의 등용문이 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샌드라 오의 스릴러 <킬링 이브>, SF 판타지물 <기묘한 이야기> 등 OCN에 출신다운 장르물 취향도 드러냈다.
시즌, 30~50까지 타겟층 넓힐 것
KT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을 준비중인 시즌은 KT가 런칭한 제작사 스튜디오 지니와 역할 분담을 논의 중인 단계다. 지난 3월 구현모 KT 대표가 “2023년까지 IP 1천여개를 확보하고 오리지널 드라마 100개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한대로 “스튜디오 지니는 드라마 기획 PD와 전문가들 섭외에 주력”(동지연 KT 모바일미디어콘텐츠TF장 팀장) 중인 상태다. 시즌은 그간 아이돌 예능 등 20,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에 주력했지만 백승환 감독의 <큰엄마의 미친봉고>가 ”30, 40, 50대 관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타깃 구독자층을 좀더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동지연 팀장은 “여성들의 일상과 고민을 보편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소재”와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인간수업> 같은 과감한 소재의 장르물”을 언급했다.
쿠팡플레이, 쿠팡 고객의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다
론칭 5개월 차에 접어든 쿠팡플레이의 김성한 총괄 디렉터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 코리아>(7월 새 시즌 공개)와 <어느 날>(11월 공개)을 교두보 삼아 전략을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형사사법제도를 다루는 김수현, 차승원 주연의 드라마 <어느 날>의 사례와 같이 양보다는 완성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한 총괄 디렉터는 “제작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리기 전에 유사한 작품, 두 배우의 전작, 우리 고객들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어떤 콘텐츠를 선호했는지 살핀다”며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에 힘을 실었고, “고객들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시청하는 시리즈 형태”를 선호했다.
독특한 장르물과 드라마 시리즈의 대세 속에서 웨이브, 티빙, 시즌, 쿠팡플레이 등 한국 OTT사들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춘추전국시대를 펼치고 있다. K-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과 이찬호 웨이브 콘텐츠전략본부장·황혜정 티빙 콘텐츠사업국 국장·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 디렉터·동지연 KT 모바일미디어콘텐츠TF장 팀장 인터뷰는 <씨네21> 1309호 특집 기사에서 자세히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