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증가했던 극장 관객이 올들어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멀티플렉스극장 씨제이 씨지브이가 5일 발표한 상반기 영화산업분석 자료를 보면, 96년 이후 상반기 극장 관객이 매년 평균 31%씩 늘어왔지만 올해는 9%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6900만명 이상 극장을 찾았지만 올해는 6284만여명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에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1천만명이 넘는 이례적인 관객동원을 기록한 영화가 두편이나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의 관객 감소세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관객을 2003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15.3% 증가했다.
상반기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역시 60%를 넘겼던 지난해 기록(68.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55.8%(서울 50.1%)로 2003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외국영화에 대한 한국영화의 우위가 올해도 이어졌다. 반면 미국영화의 극장 점유율은 36.4%에 그쳤다. 한때 전국 관객의 절반에 가까웠던 서울 관객의 비중이 꾸준히 줄어들어 올해 상반기에는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멀티플렉스가 전국에 세워지면서 지방에도 극장 인프라가 구축돼 지방 관객이 꾸준히 늘어났으며 <마파도>처럼 지방 관객의 호응을 얻은 영화가 전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올 상반기의 흥행작 5위는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최고 흥행작은 정윤철 감독, 조승우 주연의 <말아톤>. 전국 관객 518만명이 들어 올 상반기 유일하게 관객 500만명을 넘긴 영화가 됐다. 그 뒤를 <공공의 적2>(전국 391만명), <마파도>(303만명), <혈의 누>(227만명), <댄서의 순정>(220만명)이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2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8편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5편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