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립영화상 시상식이 지난 12월3일 런던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의 사회는 인기 코미디쇼 <고스트>의 스타인 롤리 아데포페와 킬 스미스 바이노가 맡았다. 아데포페는 “영국 독립영화야말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에 ‘절실히 필요한 치료법’”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의 최고 화제는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비롯해 올해의 편집과 촬영상, 음악감독상 등 무려 7개 부문을 수상한 앤드루 헤이 감독의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였다. <45년>(2015)과 <린 온 피트>(2018) 등 선보이는 작품마다 영국 독립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앤드루 헤이그가 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야마다 다이치가 1987년 발표한 소설 <스트레인저스>를 바탕으로 한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는 로맨스 판타지 영화다. 앤드루 스콧이 주인공 애덤을, 폴 메스칼이 그의 미스터리한 연인 해리로 분했고 최종적으로 메스칼이 최우수 조연상을 수상했다. 런던에 홀로 거주하던 애덤은 신비로운 이웃 해리를 만나 연인이 된다. 이후 해리와 함께 어린 시절 자신이 살았던 집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부모님이 30년 전 돌아가셨던 날과 똑같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나이가 된 애덤은 자신의 삶과 동성애에 대해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적을 마주한다. <올 오브 어스 스트레인저스>에 최고점을 부여한 <가디언>은 “이 작품이 올해 영국독립영화상 7개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미국의 고담 시상식에서 무려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도 빈손으로 돌아온 바 있기에 더욱 의미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몰리 매닝 워커의 데뷔작인 <하우 투 해브 섹스>는 최우수 배우상과 조연상으로 2관왕에 올랐다. <하우 투 해브 섹스>는 영국의 중등과정 시험을 마친 3명의 10대 소녀들의 여름휴가 중 일어난 일을 사실감 있게 묘사해 호평을 얻었다. 미아 맥테나 브루스는 주인공인 16살 소녀 타라를 설득력 있게 연기해 최우수 배우상을, 타라와 진정한 우정을 쌓는 친구 역할로 분한 숀 토머스는 메스칼과 함께 최우수 조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지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추락의 해부>는 이변 없이 이번 시상식에서도 최고의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영국 독립영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배우에게 수여하는 리처드 해리스상은 스티븐 그레이엄에게 돌아갔다. 한편, 런던 소재의 예술단체 ‘위 아 패러블’(We Are Parable)은 흑인영화를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방법으로 제공해 영화 제작자와 지역사회 간의 간극을 줄이는 데 공헌한 공로로 영국독립영화상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