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영화로 10회를 기념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영화제의 10년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다큐멘터리 거장들의 작업을 돌아보는 일도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올해 마스터클래스를 신설해 두 거장을 초대했다. 제3세계 영화운동의 산증인인 <불타는 시간의 연대기>(1968)의 페르난도 E. 솔라나스 감독과 “이스라엘의 마이클 무어로 소개되곤 하는” 아비 모그라비 감독이 주인공이다. 올해 타계한 클로드 란즈만 감독 역시 DMZ영화제를 찾으려 했다. “란즈만 감독에게 DMZ영화제 얘기를 꺼냈더니 ‘아마도 내 생에 마지막으로 하는 먼 나라로의 여행일 것 같다’며 초청을 수락하셨다.” 클로드 란즈만 감독은 눈을 감았지만, 특별상영을 통해 <네이팜>(2017)과 그의 유작 <네 자매>(2017)를 만날 수 있다.
‘영화제’ 이야기가 아닌 ‘영화’ 이야기가 시작되자 조명진 프로그래머의 말이 빨라졌다. 그가 힘주어 언급한 작품 중 하나는 마농 오트 감독의 <사그라드는, 사그라들지 않는>(2018)이다. 몇 세대에 걸쳐 르노자동차 공장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프랑스 이민자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사진작가였던 감독이 그곳에 정착해 10년간 이민자들의 이웃으로 살아가며 기록한 영화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 다른 추천작은 로버트 크레이머 감독의 <우리 모두의 나치>(1984)다. 적대적 대상을 카메라 앞에 세우는 것의 문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의 윤리 문제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강수진, 리처드 용재 오닐 등 명사들이 추천하는 ‘내 생애 최고의 다큐 10’이나 ‘야외샹영’을 통해서는 다양한 관객과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다큐멘터리를 탐구하고 싶은 전문가부터 다큐멘터리가 낯선 초보 관객까지, 다양한 관객이 DMZ영화제를 즐겼으면 좋겠다.”
신발
“2월 26일, DMZ영화제에 출근한 첫날부터 지금까지 신고 있는 신발이다. 영화를 볼 때 신발을 벗고 본다. 프랑스 물가가 비싸 유학 초기엔 영화관에 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인지 영화관에 가면 마음이 경건해져서 신발을 벗어 놓고 영화를 봤다. 그 습관이 아직도 남아 있다. (웃음)”
2011~17 프랑스 국립 예술사원 영화 담당 프로그래머 2010~15 국립 동양어대학 ‘한국 고전영화의 이해’, ‘한국 현대영화의 이해’ 강의 2010~14 소르본 누벨 파리3대학 ‘다큐멘터리영화의 미학’ 강의 2010~11 예술사 페스티발 영화 프로그래머 2006~10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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