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장커 | 중국 | 2013년 | 129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8 하늘연 13:00 OCT10 CGVS 17:00 OCT11 하늘연 10:00
중국 동시대의 거장 지아장커는 언제나 무협영화를 꿈꿔왔다. <스틸 라이프>를 만들었을 때에도 그는 무협영화로부터 구성을 빌려온 것이라고 했다. 청조를 배경으로 한 그의 오랜 무협 프로젝트 <재청조>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그 전에 우린 또 다른 지아장커식 무협영화 한 편을 만나게 됐다. 이 영화 <천주정>이다. 4명의 주요 인물, 광산의 노동자, 의문의 살인청부업자, 마사지숍의 접수원, 직업을 찾아 전전하는 젊은이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광산의 노동자는 마을의 우두머리이자 회사의 사장에게게 민원을 넣었으나 멸시 당하자 홧김에 총을 들고 가 사람들을 쏴죽이고 만다. 그가 총을 쏘면 총에 맞은 사람들은 피를 철철 흘리고 허공을 가르며 저만치 뒹군다. 지아장커의 영화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이다. 살인청부업자는 노모의 생신에 맞춰 고향에 돌아와 잠시 머무르다 다시 떠나는데 그는 이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하여 이것이 무협영화라는 걸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사지숍의 접수원은 자신을 추행하는 남자들을 죽이게 된다. 그 사건 이후 비장한 자세로 먼 길을 떠나는 그때 그녀의 옷매무새, 동작 등은 흡사 호금전의 저 여협객과 다를 바가 없다. 마지막 인물, 어떤 젊은이는 돈을 벌기 위해 이리저리 직장을 옮기며 노력해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는 결국 자살한다.
지아장커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접한 충격적인 사건들이 이 영화의 동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사건들이란 대체로 중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양상들이다. 그리고 그 폭력 양상을 표현하기 위해 무협영화적 언어를 가져왔다. 따라서 <천주정>은 중국의 동시대를 관통하는 우화적 무협영화다. 주인공들은 종종 몸을 그리고 손에 쥔 단도를 무협영화의 그 무사들처럼 사용한다. 영문 제목은 <A Touch of Sin>(, 호금전의 저 유명한 무협영화 <협녀>(A Touch of Zen)의 영문제목에서 가져온 것이다.
TIP 지아장커 최초의 와이어 액션 장면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