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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한 게 무엇인지 고민할 거다”
정재혁 2008-07-21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 부천초이스는 올해 장편 12편과 단편 12편을 준비했다. 이두용 심사위원장을 비롯, 필립 셰어 전 싱가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저널리스트 론 홀로웨이, 프로듀서 로이 리, 세르비아 영화학교 운영위원장 미롤류브 부코비치 등이 장편 심사를 맡으며, 단편 부문에선 주유신 영화평론가, 고란 토팔로빅 뉴욕아시아영화제 공동 디렉터, <삼거리극장>의 전계수 감독이 심사를 한다. 7월20일 오후 2시 부천시청 대회의실에선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고 8인의 심사위원과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맹(EFFFF)의 투오마스 리스칼라가 짧은 인사와 함께 심사 기준에 대해 소견을 들려주었다. 더불어 핀란드, 싱가폴, 세르비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심사위원들은 그들 나라에서 본 한국영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대한 인상도 일러주었다.   한상준=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부분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다. 부천초이스 장편에선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심사위원 특별상, 프루지오 관객상을 선정하고, 단편에선 단편 대상, 단편 심사위원상, 단편 관객상, 한국단편특별상을 시상한다. 어떤 기준으로 심사가 이루어질지 말해달라.

이두용=심사의 방향은 독창성과 작품성 중심이 될 거다. 부천시민, 영화애호가, 해외의 영화관계자들 모두의 관심을 촉박시킬 수 있는 작품을 뽑으려 한다. 심사위원 개개인이 복수추천을 한 뒤 다수결을 통해 선정한다.

미롤류브 부코비치=영화란 관객을 위해 만들어지는 거다. 그리고 그들의 코드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다. 따라서 예전엔 판타스틱했던 것도 이제는 판타스틱하지 않을 수 있다. 오늘날 관객에게 판타스틱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며 심사할 예정이다.

주유신=단편의 경우 단편영화다운 기발함, 창의성, 실험성이 1차적인 심사 조건이 될 거다. 그 다음엔 상업영화, 대중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감독의 역량이 어느정도 될지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

한상준=다양한 국적의 영화인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게 됐다. 각각의 나라에서 느끼는 한국영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대한 인상이 궁금하다.

고란 토팔로빅=6,70년대부터 지금까지 미국엔 아시아영화,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계속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한국영화, 아시아영화에 대해 잘 모른다. 홍콩영화라고 하면 무술, 일본영화라고 하면 사무라이를 떠올리는 정도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일본이나 홍콩과 달리 영화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영화를 알리는 게 더 힘든 부분도 있다. 내가 생각하기엔 한국영화 뿐 아니라 한국문화 자체를 알리는 시도가 필요한 것 같고, 만화, 비디오게임, 캐리터 작품 등을 모두 영화와 함께 팝 컬쳐로 소개하는 게 좋은 것 같다. 한국문화는 다이내믹하고, 모던하고, 쿨하다.

미롤류브 부코비치=1990년대 후반에 세르비아에 한국영화를 처음 소개했다. <쉬리>와 <유령>처럼 아트하우스 영화가 아닌 대중영화였다. 당시엔 한국영화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이젠 꽤 많은 이들이 한국영화를 찾는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랄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특히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인기가 아주 많다. 영화제 뿐 아니라 일반 배급을 통해서도 공개된 적이 있다. 관객 수도 나쁘지 않았다. 세르비아는 인구가 700만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지만 한국영화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은 대중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투오마스 리스칼라=스칸디나비아에 한국영화가 처음 소개된 건 1990년대다. <게임의 법칙>처럼 범죄물이 다수였다. 그러다 2000년대엔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 등이 소개됐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등은 DVD로 발매됐고. 한국공포영화는 핀란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르 중에 하나다.

필립 셰어=1980년대에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을 영화제에서 틀었었다. 1700 좌석이었는데 가득 찼었다. 그 이후에 한국영화가 싱가폴 여기저기서 소개됐다. 하지만 요즘의 한국영화를 보면 다른 아시아영화와 마찬가지로 같은 소재를 모방하고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완성도는 좋지만 계속 비슷한 이야기를 보개되니 흥미를 잃게되는 것 같다. 감독들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천에 대한 느낌은 장르영화와 아트필름을 이어주는 다리같다는 거다. 장르영화가 중심이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부분을 끌어안고 있다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