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이 회귀한다. 3월8일 목요일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디즈니 연간 주주총회에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존 라세터는 2009년으로 개봉 스케줄을 정한 <개구리 공주(The Frog Princess)>를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개구리 공주>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제작 소식이 간간히 들려왔으나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세한 줄거리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영화의 테마가 될 재즈곡과 그림 스타일에 대해서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구리 공주>는 19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살려, CGI가 아닌 수작업 분위기의 그림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온 킹> 등으로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사로잡았던 디즈니는 2005년 <카우삼총사> <쿠스코? 쿠스코!> 이후 다른 스튜디오들과 마찬가지로 CGI 애니메이션에 총력을 기울였고, 2-D 애니메이션 보다는 <치킨 리틀>과 같은 매끈한 컴퓨터 그래픽에 공을 들여왔다. <개구리 공주>는 <인어공주> <알라딘> <헤라클레스>를 창조한 존 머스커와 론 클레멘트 콤비가 연출한다. 두 감독은 수년 전 디즈니를 떠났으나 디즈니와 픽사 합병 당시 존 라세터에 의해서 스튜디오에 재합류했다. <개구리 공주>에 삽입될 음악들은 디즈니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 앨런 멘켄의 뒤를 이어 <카> <몬스터 주식회사> <토이스토리 1,2> 등 픽사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담당했던 랜디 뉴먼이 작업하고 있다.
"미국적인 동화" <개구리 공주>는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하며 '매디'라는 이름의 어린 소녀가 주인공이 된다. 매디는 "이제까지는 없었던 디즈니 공주 스타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의 흑인 공주가 될 예정이다. 디즈니는 <알라딘> <포카혼타스> <뮬란>에서 백인이 아닌 인종을 여자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만든 이력이 있지만 흑인 여주인공은 처음이다. <로이터> <AP> <버라이어티> 등의 외신은 <디즈니 프린세스> 레이블을 단 이 흑인 공주가 얼마나 수익성이 있을지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 프린세스>는 디즈니 캐릭터 브랜드 중에 하나로, 3세에서 8세 사이의 여자 어린이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다. 1999년 시작한 이래 급속하게 성장한 이 브랜드는 3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해 왔다.
디즈니의 대표 로버트 아이거는 <개구리 공주>의 배경을 뉴올리언즈로 하게 된 것에 대해 카트리나 피해를 입은 이 지역에 그 동안 디즈니가 받은 사랑을 환원하고, 지원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도시에서 우리는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을 돌려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열리는 주주총회를 뉴올리언즈에서 개최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라고.
현재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내년 개봉을 목표로 CGI 애니메이션 <아메리칸 도그>의 제작이 진행 중이며, TV시리즈 <로빈슨 가족>을 극장용으로 재탄생 시킨 CGI 애니메이션 <로빈슨 가족>이 이번 달 미국에서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산하의 픽사는 이번 6월 <라타투유>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2008년에는 <WALL*E>, <토이스토리>의 세번째 시리즈는 2010년 개봉을 예상하고 있다. 픽사의 2009년 라인업에 대해서는 발표된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