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처럼 헌 둥지 떠나기에 바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20세기 폭스에서 새 둥지를 튼다. <식스 센스>로 시작해서 <빌리지>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을 있게 했던 디즈니와의 험한 이별을 등지고 얻어낸 워너 브라더스의 감독 자리는 <레이디 인 더 워터> 한 편만 제작하고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 다음에도 하필이면 19년 만에 돌아오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과 타이틀이 똑같은 <아바타>(원제: <아바타: 더 라스트 에어벤더>)라는 애니메이션 원작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해 언론의 비아냥거림을 참아야했는데. 한때는 배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던 샤말란 감독의 새 영화 <더 해프닝>이 20세기 폭스에서 제작된다는 소식을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샤말란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처음으로 R등급을 받게 될 <더 해프닝>은 심리 스릴러로, 자연재해로부터 도망치는 한 가족이 인간성의 위기를 맞닥뜨리는 이야기라는 정도로만 내용이 알려진 상태다. <더 해프닝>에서 샤말란 감독은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을 함께 했던 제작자 베리 멘델과 조우하게 될 예정으로 영화의 예산은 5700만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데일리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샤말란 감독은 거물급 남자 스타를 주연으로 캐스팅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새 영화에서 가장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는 전작들과의 비교점을 한층 고조된 두려움의 밀도라고 대답했다.
<아바타>에 대해서 보도될 무렵 <더 해프닝>은 <더 그린 이펙트>라는 타이틀로 언론에 알려졌고, 할리우드의 어떤 스튜디오와도 계약할 수 없을 거라는 악성 루머가 떠돌았다. 샤말란 감독은, 이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았지만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영화의 타이틀도 바뀌었다고 밝혔다. <더 해프닝>은 샤말란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겸할 예정이며 영화의 촬영 중간에도 <아바타: 더 라스트 에어벤더>의 시나리오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디즈니에서) 과거에 만든 영화들이 운 좋게도 모두 성공했기 때문에, 그 동안 내가 만들어온 관계라는 것은 단면적이었다. 그래서 어떤 고립 상태에 빠졌을 때 나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샤말란이라는 이름을 가졌어야 했지만, 디즈니라는 방 안에 있는 한 남자였을 뿐이다. 내가 시나리오를 가지고 밖으로 나갔을 때 내가 찾으려고 했던 것은 '2년 후에 영화를 만들 수도 있는 계약'이 아니라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청신호'였다." <레이디 인 더 워터>의 실패와 디즈니와의 결별에 대해서 담담해진 샤말란 감독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