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사람들이 구정 극장가를 점령했다. 윤제균 감독의 <1번가의 기적>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하지원·임창정 주연의 <1번가의 기적>은 2월19일까지 서울 77개, 전국 390개 스크린에서 개봉하여 서울 25만 7천명, 전국 96만 5천명을 동원했다. 주연배우들 뿐만 아니라 일동과 이순으로 출연한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눈부시다는 중평. 100만명 가까운 관객을 기록한 <1번가의 기적>의 첫주 성적은 <그놈 목소리>의 140만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주 <바람피기 좋은 날>의 68만명보다는 50% 가까이 늘어난 숫자. 차태현·이소연 주연의 코미디영화 <복면 달호>도 선전했다. 서울 57개, 전국 317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복면 달호>는 서울 16만 1187명, 전국 64만 6852명을 불러모았다. 전주 1위에 근접한 성적이다.
<바람피기 좋은 날>도 순탄한 바람을 타고 있다. 평일 7~8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100만명을 돌파한 <바람피기 좋은 날>은 2월19일까지 서울 43만 524명, 138만 9899명을 동원했고, 지방보다는 서울 관객의 선호가 두드러졌다.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는 19일까지 75만 4729명, 전국 296만 5441명을 불러모으며 20일 중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표 감독의 전작 <너는 내 운명>이 동원했던 전국관객 305만 1134명도 내일쯤에는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연휴가 짧았기 때문에 극장가는 더욱 활황일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상위권 네 편이 2월15일부터 17일까지 동원한 관객은 100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 <투사부일체>와 <왕의 남자>가 쌍끌이했던 지난해 구정의 극장가는 두 편이 동원한 관객만도 150만명에 이르렀고, 상위권 네 편이 불러모은 관객은 200만명에 육박했다. 2005년 구정도 마찬가지다. <말아톤>, <콘스탄틴>, <공공의 적2>이 이끌었던 2005년 구정 극장가는 상위 네 편의 관객동원이 150만명 수준. 영진위 통합전산망 가입율의 증가와 스크린 수의 점진적 확대라는 요소까지 감안하면 올해 구정의 부진한 관객동원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연휴가 주말과 겹친 점도 악재였지만 300만명을 동원한 <그놈 목소리>를 제외하면 동반흥행을 이끌어낼만한 흥행작이 없었던 점이 컸다.
CGV용산 이정석 매니저는 “무엇보다도 블록버스터나 뚜렷한 한국영화 흥행작이 보이지 않았던 점이 컸다. 짧은 연휴였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교외로 나가거나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도 작용한 듯하다. 전반적으로는 20~30%정도 줄어들었다. 연휴가 짧으면 오히려 극장가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구정에는 일반 관객들이 극장으로 향하도록 관심을 자극할만한 대작이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신현준·최성국·권오중 주연의 코미디물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은 중위권을 유지하며 100만명을 향해가고 있다. 상위 5위까지는 비교적 고른 비중으로 이루어졌다. <1번가의 기적>이 26.4%의 비중을 기록했고 나머지 영화들은 10%대의 비중을 기록했다. 하위권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버지의 깃발>,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 발보아>를 비롯해 새롭게 개봉한 외화들이 대거 포진됐다. 659만명을 동원한 김아중 주연의 <미녀는 괴로워>는 11위를 기록하며 개봉 10주만에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0위 밖으로 물러났다. 660만명대에서 종영할 가능성이 높아져 <타짜>의 683만명을 넘어서지는 못할 듯하다.
국내 흥행 순위
/제목/개봉일/배급/관객 수/누적관객 수/전주 순위 (전국) 2007. 2. 16 ∼ 18(단위: 명) 1/1번가의 기적/2.15/CJ/40만9573/58만3829/새로 진입 2/복면달호/2.15/스튜디오2.0/25만7231/35만220/새로 진입 3/바람 피기 좋은 날/2.8/시네마서비스/22만4604/114만9168/1 4/그놈 목소리/2.1/CJ/18만4405/262만5578/2 5/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2.8/쇼박스/13만3502/70만1686/3 6/비밀의 숲 테라비시아/2.16/롯데/8만9290/10만6530/새로 진입 7/아버지의 깃발/2.15/워너/7만2587/9만8266/새로 진입 8/록키 발보아/2.15/7만 254/9만6081/새로 진입 9/샬롯의 거미줄/2.8/UPI/3만6044/20만3278/4 10/더 퀸/2.15/프라임/2만1357/3만506/새로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