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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세대차의 문제, <젊은여자>
이다혜 2006-10-13

<젊은 여자> Fraulein 감독 안드레아 슈타카/ 2006/ 스위스/ 87분/ 월드시네마

<젊은 여자>는 2006년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젊은 여자>는 남의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세 여인간의 유대를 그렸다. 감독 안드레아 슈타카는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선택했지만 <젊은 여자>에는 과도한 감정의 넘침도,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주제의식도 없다. 다만, 세 사람이 각기 인간으로서 응당 누려야 할 행복을 어떻게 찾아가는가를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세 사람은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주기도 하고, 언니가 되어주기도 하고, 여동생이 되어주기도 한다. 연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서. 가능하다면 좀 더 행복하게.

젊은 여자 아나가 취리히에 도착한다. 사라예보 출신인 아나는 밀라의 도움으로 루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자리를 얻는다. 낙천적인 아나는 인생을 즐기려고 안간힘을 쓴다. 루자는 30여년간 타지생활을 하면서 엄격하고 깐깐해져, 잘 웃지도 않을 뿐 아니라 아나의 즐거움에도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세 사람 모두 옛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이제 그 곳을 떠나 살고 있는 상태. 젊고 자유로운 아나는 엄격하게 정리된 일상을 지키려는 루자에게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루자는 서서히 변화해간다. 루자는 백혈병을 앓는 아나를 돌봐주려 하고, 고국을 떠난 뒤 무시하고 살려고 했던 추억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젊은 여자>는 구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세 여인을 이야기하면서 전쟁이나 정치적인 문제를 중심에 두지 않는다. 세 여인이 겪는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세대차의 문제가 영화의 중심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안드레아 슈타카 감독의 스위스 태생으로, 뉴욕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단편영화제작지원을 받고 <유고디바스>에서 <루자>에 이르는 단편영화들을 만들었다. <젊은 여자>는 그녀의 장편데뷔작이다. <버라이어티> 지는 <젊은 여자>에 대해 ‘스위스 영화의 강렬한 새 목소리’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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