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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
박혜명 2006-09-11

지아장커 <스틸 라이프>, 황금사자상 수상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지난 9일 폐막했다. 알랭 레네, 장 마리 스트로브, 브라이언 드 팔마, 스티븐 프리어즈, 차이밍량,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알폰소 쿠아론, 두기봉 등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한 이름들을 경쟁부문에 불러 모은 올해 베니스는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Still Life)에게 선사했다. <스틸 라이프>는 중국 양쯔강 산샤댐 근처의 잦은 수몰지역을 배경으로 근대화 속에 이탈되거나 소외된 중국 서민들의 삶과 마음을 영화적 문법의 수식 없이 담아낸 영화다. <스틸 라이프>는 베니스영화제의 올해의 ‘깜짝 상영작’(Film Sorpresa)으로 말 그대로 영화제 전체 초청작 발표 때가 아니라 영화제 기간 중에 깜짝 공개된 경쟁작이다.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빈집>이 깜짝 상영작으로 공개되어 그해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카트린 드뇌브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이 황금사자상에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를 호명하자 폐막식을 지켜보던 수많은 현지 언론들과 외신 기자들은 하나같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것은 <스틸 라이프>라는 영화 자체의 수상 자격을 묻는 반응이 아니라, 현지 언론들이 가장 강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로 점쳤던 알랭 레네와 스티븐 프리어즈의 영화를 뒤로 하고 수줍음 많은 중국 감독에게 손을 들어준 결정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카트린 드뇌브는 “<스틸 라이프>는 영화가 가져야 할 모든 요소를 다 가진 작품이다. 아름다운 화면, 섬세한 캐릭터, 스토리의 완성도, 주제가 지닌 힘까지 모든 점에서 우리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켰다”며 황금사자상 선정 이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베니스영화제는 알랭 레네의 <공공 장소에서의 사적인 두려움>에 감독상을 수여하는 것으로 누벨바그 거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를 갖췄다. 스티븐 프리어즈의 <더 퀸>은 피터 모건의 각본과 헬렌 미렌의 연기에 상을 매겼다. 헬렌 미렌의 여우주연상은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 카트린 드뇌브 역시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했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은 미국 TV시리즈 <소프라노스>의 연출가인 앨런 쿨터의 데뷔작 <할리우드랜드>에서 조지 리브스의 삶을 연기한 벤 애플렉에게 돌아갔다. 여우주연상과 달리 남우주연상은 다른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역시 황금사자상과 함께 올해 베니스가 남긴 가장 큰 의문부호가 되었다. 이탈리아 감독 에마누엘레 크리알레즈 감독의 <황금문>은 예정에도 없던 ‘은사자 발견상’(Silver Lion Revelation)을 수상했다. 기자들은 ‘애플렉이 왜 남우주연상을 받을만 한가?’ ‘없던 상을 만들어서 주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라면서 심사위원장을 향해 매우 공격적인 질문들을 쏟아 냈다. 카트린 드뇌브는 “애플렉의 연기는 훌륭했다” “좋은 영화들이 너무 많은데 그 가운데에서 상 줄 영화들을 골라야 했다. <황금문>은 좋은 영화이고, 수상작에 꼭 포함시키고 싶었다”며 각각의 수상 이유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지난해 이자벨 위페르가 받아간 ‘특별사자상’은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형식과 깊이를 경험케 해준 예술영화 <그들의 이런 만남들>(These Encounters of Theirs)의 장 마리 스트라웁과 다니엘 위예에게 돌아갔다. 올해 73세인 스트라웁은 건강이 매우 좋지 못해 영화제 기간 중 공식 일정에 전혀 참석하지 못했고 대신 기자들 앞으로 친필 서신을 보내왔다.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지난 8월30일부터 9일까지 11일간 열렸다. 아래는 올해의 수상작 목록이다.

*경쟁부문 (베네치아63)

황금사자상(작품상) <스틸 라이프>(지아장커, 중국)

은사자상(감독상) <공공장소에서의 사적인 두려움>(알랭 레네, 프랑스)

은사자 발견상(특별상) <황금문>(에마누엘레 크리알레즈, 이탈리아)

심사위원 특별상(심사위원 대상) <다라트>(마하마트 살레 하룬, 프랑스, 차드)

남우주연상 벤 애플렉(<할리우드랜드>, 미국)

여우주연상 헬렌 미렌(<더 퀸>, 영국)

신인연기상 이실드 르 베스코(<언터처블>, 프랑스)

기술공헌상 에마누엘 루벤츠키(<인간의 자식들> 촬영, 미국)

각본상 피터 모건(<더 퀸>, 영국)

특별사자상 장 마리 스트라웁, 다니엘 위예(<그들의 이런 만남들>, 이탈리아)

평생공로상 데이비드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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