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를 찾기로 했던 감독과 배우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일정을 번복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게스트 중의 한명이었던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의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는 차기작 펀딩을 위한 미팅이 잡혀서 2주 전에 이미 불참을 통보해왔다. <천상의 소녀>로 2004년 골든글러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프가니스탄 감독 세디그 바르막은 PPP에 신작 프로젝트 <아편전쟁>을 들고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그가 참석했던 알마타영화제측에서 한국비자가 부착된 여권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갑자기 오지 못하게 됐다. 개막작 <쓰리 타임즈>의 주연 서기도 개인적인 스케줄 변경으로 개막 직전 불참을 통보해왔다. 한국에서는 <외출>의 배용준과 손예진이 참석을 취소했다.
난자리가 있다면 든자리도 있어야 한다. <칸다하르>의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인도에서 찍은 신작의 후반작업 스케줄 때문에 영화제 참석이 불가능했지만, 일정이 변경된 데다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섹스와 철학>이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인 탓에, 부산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마흐말바프는 11일에 프리머스 4관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큐어> <도플갱어>의 구로사와 기요시도 신작 <로프트>가 상영되는 부산을 찾아 11일 메가박스 5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젊은 관객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홀드 업 다운>에 출연한 일본의 아이돌 그룹 V6의 모리타 고와 이노하라 요시히코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V6 멤버들이 함께 출연한 <홀드 업 다운>은 은행강도사건에 얽힌 코미디로 <총알발레> <포스트맨 블루스>에서 독특한 감각을 보여준 사부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이밖에도 게스트들의 출발과 도착 날짜가 바뀌는 등의 사소한 변화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관객과의 대화’를 기대하며 티켓을 예매한 관객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일정이 변경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