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스튜디오 컨소시엄, 일반 극장의 디지털 극장 변환 검토중
할리우드가 배급의 디지털화를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쇼웨스트에서 보잉사 등 영화 외부의 거대 투자자들이 디지털 극장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메이저 스튜디오 대표들로 구성된 컨소시엄도 디지털 방식으로의 극장 개보수에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에 일부 프로덕션들은 디지털 극장을 전천후 엔터테인먼트 행사장으로 운용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보이고 있다.
디즈니, 소니,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등이 뜻을 모아 구성한 스튜디오 컨소시엄은 일반 극장을 디지털 극장으로 변환해주고, 관객당 25센트를 돌려받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디지털 방식으로 상영할 경우 기존 방식에 비해 편당 수백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에 주목한 것. 비슷한 제안으로 지난 3월, 테크니컬러 디지털 시네마가 1천개 극장에 디지털 프로젝션 시스템을 제공하는 대신 관객당 12.5센트를 받겠다고 밝힌 일도 있다. 디지털 방식으로의 변환에 소극적이던 극장주들도 잇따르는 이런 제안들과 내년까지 디지털 극장이 200개 이상으로 확대된다는 소식 등에서 대세를 읽기 시작한 분위기. 스튜디오 컨소시엄과 테크니컬러 디지털 시네마의 제안은, 영화관람시 매표수익에 국한한 것으로, 극장쪽이 영화 이외의 다른 이벤트로 올리는 수익에서는 어떤 권리도 주장하고 있지 않아, 비교적 합리적인 아이디어로 보인다. 극장은 스튜디오의 프린트 비용절감 부분을, 스튜디오는 극장쪽의 영화 이외 수익을 공격하며, 디지털 프로젝션 시스템에 드는 비용을 떠넘기는 식의 공방이 일단락될 수 있기 때문.
다른 한편에서는 디지털 극장에 제공할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 매드스톤 필름스, 엔터프라이즈 브로드캐스팅, 인시어터, 아레나플렉스 등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프로젝션 시스템을 갖추는 동시에 영화 이외에도 음악 콘서트, 스포츠 경기와 패션쇼 중계 등의 다양한 이벤트 진행을 생각하고 있다. 매드스톤과 엔터프라이즈 브로드캐스팅은 이미 기술부문 파트너까지 물색해놓은 상태. 이들은 디지털 시네마가 막대한 초기 비용을 부담할 만큼 투자가치가 높은 사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이와 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스튜디오와 극장주들이 본격적으로 행동 개시할 시점을 <스타워즈 에피소드2> 개봉 무렵으로 내다봤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