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 살고 싶어요. 뻔뻔하게도, 살고 싶어요.”
자칫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상황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남편 살해용의자 신영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땀을 쏟는 변호사 준하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미연, 박신양 주연의 <인디안 썸머>는 벼랑 끝 같은 절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여성과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보듬어주려는 남성의 사랑을 담은 멜로영화다.
‘늦가을의 봄날 같은 화창한 날씨’라는 뜻을 가진 제목처럼, 일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이들의 사랑은 절박할 수밖에 없다. 희망과 절망이 순간적으로 스치며 만들어낸 별똥별 같은 사랑을 담은 <인디안 썸머>는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등의 시나리오를 통해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보여줬던 노효정 감독의 데뷔작.
그는 법정드라마 특유의 차갑고 논리적인 전개 속에 애잔한 남녀의 감정을 촘촘하게 엮어놓아, 관객으로 하여금 ‘신영은 과연 범인인가’ 하는 궁금증과 ‘둘의 사랑은 과연 이뤄질 것인가’라는 물음을 마지막 장면까지 던지게끔 한다.
문석 기자
제작 차승재
프로듀서 김무령
감독 노효정
각본 임상수, 김지혜, 노효정
촬영 김윤수
조명 김동호
미술 이근아
동시녹음 이승철
편집 김상범
음악 미하엘 슈토다허
출연 이미연, 박신양
제작사 싸이더스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4월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