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할수록 어둠도 짙어지는 도시,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은 오직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냉혹한 현실을 버틴다. 두 사람은 은퇴 후 평범한 삶을 계획하며 낮에는 꽃집, 밤에는 유흥업으로 악착같이 돈을 모으지만 범죄조직에 사기를 당하며 한순간에 빈털터리가 된다. 탈출의 꿈이 산산조각 흩어진 미선과 도경은 위험한 게임에 발을 담근다. 우연히 알게 된 정보로 유흥가의 실세이자 자신들을 수렁에 빠트린 조직의 실세 토사장(김성철)의 은닉 자금을 훔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한 두 사람의 계획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점점 꼬여가고, 탈출구가 없는 미선과 도경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수렁을 향해 질주를 시작한다.
<박화영>(2018), <어른들은 몰라요>(2021)로 청소년들의 어둠을 조명했던 이환 감독이 스타일리시한 범죄스릴러물로 세계를 넓혔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도시의 어둠을 조망하는 이 영화는 의외로 앞으로 내달리지 않는다. 부족한 액션 대신 관객의 시선을 붙드는 건 한소희, 전종서 배우의 아우라를 십분 살린 캐릭터와 <델마와 루이스>를 연상시키는 콤비플레이다. 매혹적인 여성 범죄 누아르를 표방한 만큼 전반적으로 서사의 개연성보다 장면의 무드를 중시하며 분위기와 이미지로 설득을 시도한다. 다만 전반적으로 헐겁고 느린 탓에 서스펜스를 유지하지 못하는 구간이 길다. 그럼에도 토 사장의 오른팔 황소(정영주), 엄마로 불리는 가영(김신록)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파격적인 비주얼이 종종 생동감을 부여한다. 감각적인 비주얼과 캐릭터간의 시너지는 확실히 전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