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엄마(홍 다오), 그리고 심해지는 발작 증세. 거리의 이발사 환(뚜언 쩐)은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착한 청년이지만, 그가 짊어진 가족의 생계와 병세는 한계에 다다른다. 결국 환은 엄마가 젊은 시절 아버지를 만났던 한국으로 떠나기로 한다. 더 나은 치료, 혹은 잃어버린 가족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절박함과 함께. 지난 8월 베트남에서 개봉해 2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감독, 배우, 주요 연출진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합작한 영화다. 롯데월드나 첫사랑과 같은 상징으로 영화는 ‘코리아 판타지’를 제시하는 한편, 두 베트남 주인공이 처한 질병과 빈곤은 감당하기 어려운 에피소드들의 연속으로 그려져 관객을 지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삶은 한국이라는 과거가 아닌 고국이라는 현재에서 계속되어야 한다는 모범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베트남을 위한 서사와 정서를 되찾는다.


